김정일 시신 영구보존 어떻게…방부처리 특수기술 사용
지난 20일 유리관 속에 누워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첫 공개됐다. 인민복 차림에 붉은빛 천을 두른 김 위원장의 시신은 붉은 김정일화에 둘러싸여 있었다.

김 위원장의 시신에 대해 북측이 공식발표한 바는 없지만 과거 김일성의 시신처럼 영구 보존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신 보존 작업도 김일성의 시신을 처리했던 러시아 생물구조연구센터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을 썩지 않게 영구 보존하는 방법은 뭘까.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 등에 따르면 이 센터는 시신을 방부처리해 보존하는 ‘엠바밍’(embalming)이라는 특수 기술을 사용한다. 시신을 처리하는 방식은 대략 다음과 같다. 발삼향의 액체가 담긴 시신을 수조에 넣어 액을 삼투압을 이용해 피부에 삼투시킨 후, 뇌 안구 내장 등의 장기를 빼내고 대신 젤 상태의 발삼액을 시신 안에 채워넣는다. 이후 피부가 건조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시신을 공기에 노출시킨 후, 스며든 발삼향액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노출된 부분을 가죽포대로 감는다. 이어 얼굴에 화장을 시키고 옷을 입혀 보존한다는 설명이다.

방부처리를 하고 난 후에도 시신의 변형을 막기 위해서는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한다. 주 2회 정도 방부제를 얼굴 등 노출된 부위에 발라줘야 하고, 2~3년에 한 번 정도는 발삼향액 수조에 한 달가량 담그는 처리를 거쳐야 시신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 비용도 상당하다. 김일성 시신의 경우 방부처리 시 약 100만달러가 소요됐고, 소독·관리 작업에도 연간 80만달러 정도를 써온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조국해방전쟁’(6·25 전쟁) 승리 43주년 기념일이었던 1996년 7월27일부터 금수산기념궁전 3층 중앙홀에 영구보존돼 있는 김일성의 시신을 일반에 공개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지도자의 시신을 영구 보존한 국가는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로, 지도자를 우상화해 후계체계를 공고화하려는 정치적인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레닌(옛 소련) △디미트로프(불가리아) △스탈린(옛 소련) △고트발트(옛 체코슬로바키아) △호찌민(베트남) △네트(앙골라) △바남(가이아나) △마오쩌둥(중국) △김일성(북한) 등의 시신이 지금껏 보존돼 있으며 김 위원장의 시신이 영구 보존되면 통산 열 번째가 된다. 시신 보존을 통해 김 위원장을 ‘신격화’함으로써 정치적 기반이 불안정한 김정은 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