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PE, 사모펀드 국내 1위
산업은행(KDB) PE가 약정액 기준으로 국내 사모펀드(PEF)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PEF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지역은 아시아·태평양으로 나타났다.

28일 PEF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자료에 따르면 KDB PE가 총 약정액 5조3402억원(올 10월 말까지 누계)으로 국내 PEF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김성태 KDB PE 대표는 “국민연금과의 매칭펀드 운용자로 선정되는 등 추가로 8000억원가량을 모집키로 돼 있다”며 “내년 초엔 약정액이 6조원을 넘어 중동을 포함한 아·태 지역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태 지역 1위는 아부다비 계열의 PEF다. 독립계 PEF들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김병주 전 칼라일그룹 아시아회장이 이끄는 MBK파트너스가 2위에 올랐다. ‘변양호 펀드’로 불리는 보고인베스트먼트는 7위를 차지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만든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역시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14위로 뛰었다.

모건스탠리PE의 국내 론칭을 이끌었던 한상원 씨가 지난해 설립한 한앤컴퍼니도 8303억원을 모집, 올해 처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 대표는 김병주 회장과 함께 국내에서 해외 돈을 끌어올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힌다. 단숨에 테마섹 등 해외에서 1조원 가까운 돈을 모아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전 산업은행장인 민유성 회장이 이끄는 티스톤은 총 약정액 5340억원으로 20위를 차지했다.

해외 PE 중에선 작년 2위였던 TPG캐피털이 골드만삭스를 제치고 1위(PE인터내셔널 3분기 누계)에 올랐다. 칼라일그룹, KKR, 블랙스톤그룹이 각각 뒤를 이으며 ‘톱5’를 형성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기침체와 유럽발 재정위기로 연기금 등 큰손들이 기존 투자실적이 좋은 대형 PEF 중심으로 자금을 배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PEF는 수익률 면에서 선방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를 기준으로 1년간 수익률은 19.7%였다. 이는 MSCI이머징마켓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수익률(18.5%)보다 높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