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공모가가 높게 형성됐다는 지적에도 주가는 이보다 더 높게 뛰어 올랐다.

23일 GS리테일은 공모가와 같은 1만9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가격제한폭(14.87%)까지 치솟아 2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보합권에서 방향을 탐색하다 장 후반 상승폭을 크게 늘렸다. 다만 UBS 등 외국계증권사 창구를 통해서는 66만주 이상의 매물이 나왔다.

GS리테일은 상장 전부터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였었다. 편의점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뉘었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1971년 설립됐으며, 편의점(GS25)과 슈퍼마켓(GS슈퍼마켓) 등을 영위하는 유통업체로 GS기업집단에 소속돼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액의 64%가 편의점, 34%가 슈퍼마켓에서 발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존 공모가 밴드가 왜 이렇게 높게 책정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편의점 사업의 마진율이 높지 않은데다 성장률도 정체돼 있는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은퇴 후 재취업 또는 창업 수요가 늘어남에 따른 최고의 대안이 바로 편의점과 슈퍼마켓"이라며 "GS리테일이 속한 산업은 노력과 경쟁력 여하에 따라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주가밴드는 2만5000원~3만1000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추정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약 20배에 해당한다. 롯데쇼핑과 하이마트, 이마트의 평균수준인 12배보다 높게 책정한 것이다.

윤상근 한맥투자증권 연구원도 "소매시장에서 편의점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 여력을 본다면 향후 6개월 주가는 2만5000원~3만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LG상사 물량이 추가로 더 나올 수 있음은 경계해야 할 요인이다. 이번 GS리테일의 기업공개(IPO)는 2대 주주인 LG상사의 지분 처분을 목적으로 구주매출(공모 후 주식 수의 20%)을 통해 이뤄졌다. 3개월 간 보호예수기간 종료 후 LG상사의 잔여지분 11.97%가 추가로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

윤 연구원은 "LG상사가 보유한 주식으로 인한 오버행(물량부담) 이슈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주가 상승에 제한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향후 주가흐름이 탄탄대로를 걸을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통상 시가총액 5000억원이 넘는 대형 종목들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0%~50% 프리미엄을 받는다"며 "이에 비하면 GS리테일의 주가는 부진한 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국내 기관들 대부분은 GS리테일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다"며 "좋게 평가하고 있다는 외국계 기관들 마저 이날 매물을 많이 내놓은 만큼 향후 주가흐름이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매도' 의견도 나왔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편의점, 슈퍼마켓 업태는 시장 지배력이 높으나 공모가가 이를 이미 반영했다"며 "공모가는 2012년 예상실적 기준 PER 13.6배로 업종평균에 비해 이미 35% 할증됐다"고 설명했다.

남 연구원은 "이번 GS리테일의 IPO는 LG상사의 구주매출 방식으로 이뤄져 유입되는 현금도 없고, 상장 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달라질 여지도 없다"며 목표주가로 2만원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