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등급상향 배경…연간 이자비용 900억원이상 절감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도 회사채 차환발행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에다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상향 조정돼 조달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업종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건설사의 조달비용은 상승할 전망이다.

23일 SK증권에 따르면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차그룹의 회사채는 총 6조5328억원(금융계열사 포함) 규모다. 기존 회사채 만기와 동일하게 전액 차환발행된다면 연간 이자비용으로 2348억원이 소요된다. 채권평가사들이 산정한 각각의 계열사 평균 수익률을 발행금리로 계산했을 때다. 종전 회사채의 연간 이자비용인 3257억원에 비해 909억원(27.9%) 감소한다.

내년에 3조1721억원, 2조8363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집중된 SK그룹과 삼성그룹은 각각 455억원, 399억원의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회사채 차환발행으로 2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을 아끼는 그룹으로는 LG 롯데 한진 GS 등이 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2009년 리먼사태 직후 신용경색으로 기업들의 조달 여건이 악화됐다”며 “이때 발행됐던 고금리 회사채의 만기가 내년 상반기에 집중된 상황에서 전반적인 조달금리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회사채 차환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자비용 감소로 인해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개별 기업으로는 대한항공의 이자비용 감소 효과가 가장 크다. 과거 연간 673억1000만원의 이자비용을 부담했지만 내년 회사채 차환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485억2000만원으로 187억9000만원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비해 조달비용이 상승하는 기업도 있다. 두산건설은 기존 회사채 이자비용으로 연간 309억1000만원을 지출했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차환발행하면 이자비용이 352억4000만원으로 43억3000만원(14.0%) 늘어난다. 삼환기업 역시 종전 93억4000만원에서 108억8000만원으로 15억4000만원(16.5%)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평가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