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발(發) 훈풍에 힘입어 반등에 나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을 맞아 주식 거래가 감소한 상황에서 수급 주체들의 움직임에 지수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는 29일 폐장일까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23일 오전 10시5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05포인트(1.09%) 오른 1867.54를 기록 중이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는 경제지표 개선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고, 코스피지수도 20일 이동평균선이 놓인 1860선을 회복하며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고, 외국인도 장중 '사자'로 전환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36만4000명으로 2008년 4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시간대와 톰슨로이터가 발표하는 12월 소비자신뢰지수도 69.9를 기록,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초점]올 증시 폐장 D-4…투자전략은?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수급벽이 얇아진 상황"이라며 "수급 주체들이 조금만 변동을 보여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지수가 움직이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연말을 맞아 거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1월부터는 5조원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 22일의 경우 3조1360억원에 그쳐 거래 소강국면이 심화됐다.

증권업계에선 연말까지 전해질 미국 경제지표 소식이 유럽 재정위기 우려를 막으면서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으로 다가가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까지는 주식시장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만한 특별한 이벤트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1700선 후반의 견고한 박스권 하단을 확보한 상황에서 상단인 1900선 초반까지의 미니 연말 랠리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며 "유럽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휴가에서 복귀할 내년 1월5일은 돼야 새로운 흐름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의미있는 박스권 돌파를 위해선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구체화된 해결 방안이 제시돼야 하는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는 내년 1월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의 경우 1월30일로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ECB의 3년 만기 장기대출(LTRO)시행과 크리스마스 연휴 효과로 소강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근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낸 소재, 에너지, 산업재 등 상품 관련 업종의 정상화 과정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 특수 수혜업종인 정보기술(IT)주 역시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