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23일 ODM(제조자 개발생산)·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업체들에 대해 글로벌 경기 둔화속에서 높은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며 제약.건강식품산업의 서흥캅셀, 화장품 분야의 한국콜마제닉, 의류업에 속하는 한세실업을 관심 기업으로 제시했다.

강수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서흥캅셀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OEM을 진행하고 있다"며 "과거 의약품향 소프트캡슐과 건강식품향 소프트캡슐에 대한 매출 규모는 비슷했으나, 뷰티푸드 등 건강식품향 소프트캡슐의 수요 급증에 따라서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67.6%까지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OEM으로 납품되고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ODM의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매출의 90%이상이 ODM으로 발생한다. 화장품 외에도 제약 ODM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매출 비중 30%를 차지하는 제약사업부는 2006년 이후 연평균 30.4%의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률이 화장품 대비 2배 가까이 높기 때문에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개선할 수 있으며 단일 사업부에서 벗어나 사업군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제닉은 ODM사업으로 시작해 독자브랜드로 큰 성공을 거둔 미용과 기초화장품 전문 기업이다. 국내 홈쇼핑 시장의 대표적 히트 상품으로 알려진 ‘하유미 마스크팩’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강 애널리스트는 제닉이 대형 화장품 회사와 주문 생산전문의 ODM.OEM 기업으로 구분되는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하이드로겔 기술을 바탕으로 독자브랜드와 홈쇼핑 채널을 통한 판매까지 하고 있는 강소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세실업은 의류 ODM.OEM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주로 ODM 위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매출의 99%가 미국으로 수출돼 GAP, H&M, Abercrombie & Fitch, SEARS, W-MART 등 글로벌 의류 및 유통업체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강 애너리스트는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높은 매출 성장이 예상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Win-Win전략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2012년 관련 기업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첫째로 ODM.OEM 업체는 불황기에 매출액이 더욱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GDP가 전년대비 둔화하기 시작한 2008~9년에 ODM.OEM 업체의 매출은 오히려 전년대비 31.2%, 23.6% 증가했다. 그는 2012년 역시 올해보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같은 시기에 ODM.OEM업체들의 매출은 14.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번째로 변화가 빠른 산업일수록 ODM.OEM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의류나 화장품과 같은 패션 사업은 트랜드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발 빠른 시장 대응과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ODM.OEM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세번째로 물가, 인건비 등 기업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점도 아웃소싱 확대의 주 요인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경제성장률보다 생산자물가와 임금상승률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원가율을 증가시켜 비용 부담요인이 된다. 따라서 기업은 원가 부담을 축소시키기 위해 ODM.OEM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원가절감과 핵심역량개발 강화에 주력하기 위해서, 중소기업은 별도의 시장 개척 노력 없이 빠른 외형 확대가 가능하고 독자브랜드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 및 최소 이익률 보장 측면에서 ODM.OEM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은 제품의 제조에 집중하고 마켓파워를 지닌 대기업이 그 제품에 대한 마케팅과 유통에 힘씀으로써 ODM.OEM은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에 좋은 사업 구도"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