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10곳 어떻게 돼가나…147개 공공기관 이전계획 승인 마무리
연내 정보화진흥원을 마지막으로 147개 공공기관의 전국 10개 혁신도시 이전계획 승인이 마무리된다. 최근 경남 진주혁신도시에서 한국남동발전 등 4곳이 동시에 착공식을 갖는 등 올해 31곳이 사옥 공사에 나선다. 하지만 입지여건 차이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혁신도시 간 진척도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혁신도시 산업기반으로 활용될 클러스터·산업용지는 10%도 채 팔리지 않았다.

◆속도차이 보이는 혁신도시

혁신도시 10곳 어떻게 돼가나…147개 공공기관 이전계획 승인 마무리
18일 국토해양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에 따르면 올해 사옥 공사를 시작했거나 예정인 기관은 총 3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5곳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지만 연초 목표치 80곳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전 절차가 가장 빠른 국토해양인재개발원도 내년 7월에야 서귀포혁신도시에 둥지를 마련한다.

내년까지 147개 이전 대상 공공기관을 모두 옮기려던 정부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기관들의 이전 인원 변동 등으로 설계가 변경돼 착공 일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부산대연, 광주·전남, 전주 등의 혁신도시는 사업 진척이 상대적으로 빠르다. 대연혁신도시는 부지 조성률이 99.4%(혁신도시 평균 80%)로 12개 이전 대상 기관 중 국립해양조사원 대한주택보증 남부발전 등 6곳이 사옥 공사를 시작했다. 반면 12곳이 옮겨오는 원주혁신도시는 19일 과학수사연구원이 처음 착공한다.

혁신도시 내 토지 매각은 지방 분양시장 활기에 힘입어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 대상 2733만㎡ 중 61.6%인 1685만㎡가 팔렸다. 매각률은 작년 말 43.7%보다 17.9%포인트 높아졌다.

공동주택용지 매각률은 지난해 말 31.0%에서 67%로 올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방 분양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다 혁신도시는 이전 공공기관이라는 안정적인 수요가 예상돼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정혁신도시에서는 지난 4월 이후 대우건설 아이에스동서 동원개발 등이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고, 계약률도 90%를 웃돌고 있다.

◆산업용지·기존 사옥 매각 숙제

혁신도시 내 198만1000㎡ 규모의 클러스터용지와 139만9000㎡ 넓이의 산업용지는 분양률이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한 건설사 개발담당 임원은 “용지가 팔리지 않았다는 것은 공공기관 이전 효과도 더디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기존 청사 매각도 더뎌 이전 기관들의 사옥 공사비 마련에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매각 대상 117곳(10조5000억원) 중 31곳(1조9000억원)만 팔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사옥 매각 지연으로 혁신도시 청사 신축 재원인 혁신도시 특별회계 세입이 당초 목표 1조970억원의 30% 수준인 3400억원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