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낸드 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데다 중국에 생산거점을 둔 IT 기업들의 주문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현지에 낸드 공장을 짓기로 한 것.

전문가들은 7일 삼성전자가 낸드 수요 확대에 대비해 적절한 타이밍에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로 반도체 장비업체와 낸드 후공정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전날 지식경제부에 해외 반도체 생산라인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경부 허가를 받은 뒤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내년 중 라인 건설을 시작해 2013년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공장에는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양산 공정 중 최고급 기술인 20나노급 첨단 낸드플래시 라인이 깔릴 예정이다. 새 공장 건설에 3조~4조원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건설 지역과 합작 파트너는 결정되지 않았다.

◆ 삼성전자, 중국 메모리 공장 설립 발표…'최적'의 선택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삼성전자 중국 메모리 반도체 공장 설립 발표는 2012~2013년 공급 부족 고려 시 최적의 선택"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급증하고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로 낸드 수요도 급격하는 상황이어서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12년 낸드 수요는 기존 낸드 수요를 이끌어가는 응용처인 휴대폰 스토리지 및 미디어 태블릿에 SSD가 본격 가세하면서 전년대비 7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서원석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16라인) 뿐만 아니라 도시바(Fab5), 마이크론(Tech2), 하이닉스(M12) 등 신규 생산능력 투자를 통해 급성장하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낸드와 함께 시스템LSI에 대한 투자를 늦출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시설투자 규모가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중국 지방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이에 대한 부담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낸드 공장의 양산 시점이 2013년 이후인 만큼 16라인 풀 캐퍼 도달 이후 차기 낸드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 삼성의 공격적 투자…수혜주는?

이같은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투자로 전공정 반도체 장비업체와 후공정 업체들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의 2012년 반도체부문 시설투자가 당초 발표한 15조원에서 17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2위 업체인 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시설투자까지 고려시에 2012년에 국내 반도체 전공정 장비와 후공정 업체들의 수혜르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반도체 전공정 장비업체로 원익IPS와 국제엘렉트릭을, 반도체 후공정 업체로 STS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네패스, 세미텍의 실적 상향 가능성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철환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중국에 낸드 라인 증설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국내 16라인 증설 이후에도 신규 장비 수요증가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유진테크, 원익IPS, 국제엘렉트릭을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그는 여러 장비주 중 유진테크, 원익IPS, 국제엘렉트릭을 추천하는 것은 이들 업체들이 신규 증설 투자에 따른 수혜와 더불어 각각 또 다른 추가 외형확대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들 이외에도 삼성전자로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들 위주로 전반적인 모멘텀 강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원익IPS(PECVD, ALD), 유진테크(LPCVD, Plasma Treatment System), 국제엘렉트릭(LPCVD, ALD, Diffusion Furnace), 에스에프에이(물류 System), 테스(PECVD ACL), 케이씨텍(CMP) 등이 삼성전자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4분 현재 유진테크는 전날보다 1050원(5.28%) 오른 2만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익IPS, 국제엘렉트릭, 테스, 케이씨텍, STS반도체 등은 2~5%대 동반강세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