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완화 기대와 우려가 맞물리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 외국인 매물 부담에 20포인트가량 하락, 가까스로 1900선을 사수했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결 기대로 상승 마감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소폭 하락세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장 초반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전환, 매물을 내놓으면서 낙폭을 키워 1900선 아래로 후퇴하기도 했다.

유럽 재정위기 완화 기대가 최근 증시에 선반영됐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유로존 회원국 15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8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9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 등 유럽 재정위기 관련 이벤트도 관망세 확산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종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에 하락했다"며 "외국인이 이틀째 현물 매도에 나섰만 선물시장에서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 프로그램 매수세가 지수 낙폭을 제한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주요지수가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전날 유로존 15개 회원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 S&P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언론을 통해 EU가 현재 구제기금인 EFSF를 내년 7월께 출범할 전망인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과 병행, 자금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투자심리를 일부 진정시켰다.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유럽 재정위기 관련 이벤트에 따라 흔들리는 증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민 애널리스트는 "EU 정상회담을 앞둔 정책 공조 기대로 유럽발 리스크는 점차 완화되는 국면"이라면서도 "지난주 8% 가까이 급등한 후 단기 과열 부담과 기술적 저항선인 120일 이평선을 돌파한지 하루 만에 반락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시장 변동성을 활용한 매수시점 포착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해법은 간단치 않아 보이고, 호재와 악재가 뒤섞인 최근과 같은 시장상황에선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응할 것을 권한다"며 "음식료, 의약품, 정보기술(IT), 운수장비, 전기가스, 보험업에 대한 단기 매매로 종목을 보다 압축시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달 코스피지수는 1855∼1960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이머징(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이 기조적인 움직임은 아니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중심으로 방향을 잡지 못하는 가운데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신흥국 시장의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상으론 외국인이 떠날 상황은 아니고, 위험 관리는 이번주 후반에 가서 고려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흥국 시장에 투자되는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과 스프레드가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