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대책’으로 서울 강남3구 재건축 조합원들의 지분 거래 규제가 연내 풀릴 것으로 알려지자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매물 호가를 1000만~2000만원 올리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그러나 매수 문의나 주문은 거의 없었다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개포주공1단지에 있는 개포공인의 채은희 사장은 “매물을 내놓은 사람들 중 일부가 공급면적 49㎡짜리 호가를 2000만원 정도 올려 7억8000만~8억원 선에 불렀다”며 “이번 대책으로 아파트를 팔기가 쉬워졌고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등도 포함돼 있어 매도자들이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종 상향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는 가락시영아파트 인근의 푸른공인 배홍문 사장은 “종 상향 기대감과 이번 대책이 맞물려 문의 전화가 많았다”며 “급매물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가락시영 1차 42㎡는 4억7000만~4억9000만원 수준이었는데 5억원 선을 넘을 것 같다”며 “가락시영2차 56㎡도 6억6000~6억9000만원 선이던 것이 7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가락시영 인근 집보아공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인다거나 하는 사례는 없었다”며 “하지만 ‘가격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문의 전화는 많았다”고 설명했다.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당장 매수세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이번 정부 대책에 매수심리가 살아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당분간은 시장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치동 황금탑공인 금은정 사장은 “재건축 단지들에선 일부 호가를 올린다는 얘기가 들리긴 했지만 대치동 쪽은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며 “일단 매수세가 살아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책으로 아파트 거래가 자유로워지는 재건축 단지는 26곳, 1만9000가구에 이른다. 현재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22개 단지 2만2000여가구도 조합 설립 이후에도 언제든지 매매할 수 있다.

안정락/심은지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