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잘 만나서…세금이 줄었어요
스위스의 조그만 시골마을이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업체 글렌코어의 기업공개(IPO) 덕에 예상 밖의 세금 인하 혜택을 보게 됐다. 마을 주민인 이반 글라센베르크 글렌코어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거액의 소득세를 납부하면서 지방정부 재정이 넘치자 전격적으로 세금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6일 “110억달러 규모 IPO를 실시해 주목받았던 글렌코어의 CEO가 살고 있는 스위스 소도시 뤼슐리콘이 주민투표로 세율을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인구 5200명의 취리히 인근 시골마을 뤼슐리콘은 글렌코어의 IPO로 크게 돈을 번 지역주민 글라센베르크 CEO가 거액 세금을 납부해 시 재정이 크게 불었다. 세수가 크게 늘어 행복한 고민에 빠졌던 뤼슐리콘시 주민들은 주민투표를 통해 시가 속한 주(칸톤)의 지방소득세율을 79%에서 72%로 낮추기로 했다.

스위스에선 실제 소득의 32%가량을 연방정부와 칸톤, 해당 소도시에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 가운데 국세는 12%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복잡한 규정에 따라 칸톤과 소도시에 배분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의 글라센베르크 CEO는 1994년 이래 줄곧 뤼슐리콘에서 살았으며, 지난해 12월 스위스 국적을 얻었다. 그는 75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스위스에서 여덟 번째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