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으로 직원평가" 한달새 10개社 응시
“김 이사, 우리 회사도 신입사원 평가나 승진시험으로 테샛을 도입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임직원의 경제이해력이 경쟁력이라는 데 말이죠.”

K그룹 연구원에서 인재교육을 담당하는 한 임원은 최근 “한국경제신문의 테샛을 승진시험으로 도입하라는 윗분의 지시를 받았다”며 구체적인 준비 방법을 문의해 왔다. 이 임원은 3개월간의 테샛 교육과정을 거쳐 내년 3월 초 대리 등 승진 대상자들을 모아 시험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그룹은 일단 시험을 도입하면 분기별로 꾸준히 시험을 쳐 직원 평가점수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국가공인 1호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인 테샛(TESAT)에 기업 수요가 몰리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테샛을 신입사원 평가와 승진 평가제도로 새로 도입한 기업은 10개사에 달한다. 총인원은 1500여명. 금융업, 제조업, 화학, 식품 등 업종이 다양하며 외국인 투자기업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일요일인 지난 4일 자동차 부품업체인 외국인 투자기업 S사 직원 100여명은 서울과 창원에서 나뉘어 테샛시험을 봤다. 모두 승진 대상자들이다. 이 기업은 사상 최초로 1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탄탄한 기업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성장을 이루려면 직원들이 경제마인드로 더욱 무장해야 한다”며 “이번 시험은 승진시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와 대전 등에 공장을 두고 있는 H사는 지난달 28일 팀장 승진 대상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테샛을 치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험 성적이 승진에 크게 반영될 예정”이라며 “테샛시험을 미리 공지했기 때문에 직원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S사는 일정 점수를 따지 못해 승진에서 누락된 부장 승진 대상 직원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 위해 최근 테샛을 쳤다. 이 회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테샛 점수를 승진 스펙으로 반드시 요구하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신입사원 선발 때 점수를 감안하는 기업도 있다. D사는 지난달 14일 2차 면접을 앞두고 1차 면접을 마친 70여명을 대상으로 테샛을 치게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재경과 금융 분야에서 근무하려면 폭넓은 경제 지식은 필수”라며 “테샛이 측정하는 상황판단 영역 문제는 직원을 선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정도로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신입사원 전형 활용은 금융업계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S사는 지난 2일 250여 신입사원의 경제이해력을 평가하기 위해 테샛을 쳤다. H사의 신입사원 260여명은 토요일인 지난 3일 80문제를 풀며 경제 실력을 겨뤘다.

기업 인재교육 담당자들은 특히 테샛 문항이 국내외 경제현상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시사문제와 종합 경영사고력을 묻는 상황판단 문제 등으로 구성돼 있어 맞춤식 교육용으로도 적합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의 (02)360-4052

고기완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