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저지하고 자력으로 인수하고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우리사주에 4090억원을 출연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에 따르면 이날 아침까지 6100명의 외환은행 직원들이 4089억9590만원 규모의 출연확약서를 제출했다. 4090억원은 외환은행 전체 주식의 7.9% 수준(주당 8000원 기준)이다.

노조는 자사주 매입 및 국민주 배분 등을 통해 외환은행의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분산 소유구조를 가진 공익적 은행으로 재탄생해야 대주주의 전횡으로부터 벗어난 경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먼저 노조는 외환은행이 금감원 경영평가 1등급인 Tier1 7%를 유지하면서도 2조8260억원의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동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금 중간정산 또는 주식담보대출로 3480억원, 사원복지연금 적립금으로 1544억원 등 직원 출연금을 더할 경우 총 5024 억원의 출자 여력이 있다. 론스타 지분 인수를 위한 자체 조달 가능 금액이 3조 3284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향후 주가가 1만원 이상으로 올라도 론스타 지분 전체를 매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앞으로 일반 국민들로부터 ‘투자의향서’를 접수 받는 등 외환은행 되찾기 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 운동의 관건은 하나금융 특혜승인 추진이 중단되어, 일반 국민들이 론스타 주식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배제된 시가(時價)에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6일부터 ‘하나금융 불법계약 파기 촉구’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 것도 이러한 운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최근 인터넷 방송 ‘나는꼼수다’ 31회에서 “국민들이 외환은행 주식을 사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