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힘은 '지옥훈련'…매일 36홀 강행군
타이거 우즈가 ‘부활의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누구도 재기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즈는 잡초처럼 되살아났다.

불륜 스캔들 이후 재기에 몸부림치던 우즈는 무릎과 아킬레스건 부상 악화로 더욱 깊은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지난 5월에 출전한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는 9개홀에서 43타를 치고 기권했다. 이 와중에 12년간 동고동락해온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결별했다. 이후 우즈는 “몸이 100% 회복될 때까지 대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3개월간 골프채를 놓았다.

바닥까지 떨어진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연습밖에 없었다. 섹스 중독 치료도 무사히 끝냈다.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우즈는 코치 션 폴리와 집중적인 샷 연습에 들어갔다.

그가 올해 플로리다주 주피터섬에 장만한 대저택에는 1만평 부지에 4개의 그린과 300야드가 넘는 페어웨이를 갖춘 연습장이 딸려 있다. 그는 여기서 샷과 퍼팅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늦은 시간까지 연습장을 떠나지 않는 등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연습량을 소화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 매일 36홀 라운드를 하며 샷을 가다듬었고 새로운 스윙에 적응해 나갔다. 그러나 스윙도 새로 바꾸고 캐디도 교체한 우즈가 무뎌진 실전 감각을 되찾기는 쉽지 않았다. 투어에 복귀한 뒤에는 플레이오프전 출전 기준인 상금 랭킹 125위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우즈는 이때부터 자존심을 내려놓았다. 이전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B급 대회’에도 나가 경기력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쳤다. 단장 추천으로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는 과정에서 온갖 비난 여론에 시달렸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역풍을 이겨냈다.

연습의 결과는 서서히 드러났다. 우즈는 지난 10월 플로리다주 메달리스트GC에서 10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코스레코드인 10언더파 62타를 쳤다. 지난달 호주오픈에서는 3위에 오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셰브론월드챌린지에서 3위를 차지한 폴 케이시는 “우즈가 전처럼 얼마나 많은 우승컵을 가져갈 지 모르겠지만 전보다 더욱 강해진 건 사실”이라며 “그를 부활시킨 힘은 연습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짐 퓨릭은 “올해 우즈의 모습은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계속 좋아지고 있고 자신감을 되찾고 있어 최고의 선수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