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려하는 FTA이슈 모두 논의"…론 커크 美 USTR 대표 단독 인터뷰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사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포함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조항 등 한국이 우려하고 있는 모든 문제들을 양국 공동의 투자무역위원회에서 다시 논의(review)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한 민주당 등 한국의 야당은 주권 침해를 이유로 ISD 조항을 유보하거나 폐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USTR 수장이 직접 ISD에 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커크 대표는 최근 워싱턴에서 ‘미국 무역 아젠다의 다음 단계들’이란 주제로 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후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한국 국회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켜 굉장히 기쁘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FTA 발효를 위한 여러 이행법에 즉시 서명한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 ISD 이슈를 한국 측과 협의할 예정인가’를 묻자 커크 대표는 “나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투자 및 무역 이슈와 관련한 실무위원회를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고 소개한 뒤 “구체적인 내용(일정)을 말할 수는 없지만 실무위원회는 협정이 발효된 후 3개월 안에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무위원회를 통해 광범위한 이슈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10월 FTA 발효 후 90일 이내에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서한을 교환했었다.

커크 대표는 이어 ‘ISD 조항을 유보하거나 폐기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투자무역위원회를 통해 한국이 우려하는 모든 이슈들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ISD 조항은 미국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고(critically important)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런 문제를 투자무역위원회에서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한·미 FTA 발효일과 관련해 “가능한 한 빨리 이행되도록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측은 내년 1월1일을 발효 목표일로 잡고 있다. 다만 한국과 미국이 각각 국내법과 한·미 FTA 법안의 상충 여부 등을 검증·수정하는 절차가 필요해 발효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