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숙성·승차감은 SM7 … 엔진성능·디자인 K7 앞서
르노삼성자동차의 SM7과 기아자동차의 K7은 대표적인 국산 준대형 세단이다. 날렵하고 젊은 감각의 디자인으로 30대 중후반 젊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도 공통된 특징이다.

2세대 모델로 새로 출시된 SM7의 최고 사양인 RE35와 동급인 K7 3.3 GDI를 시승해봤다.
[시승기] 정숙성·승차감은 SM7 … 엔진성능·디자인 K7 앞서
SM7의 외관은 굵은 선을 사용해 강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보다 전체적으로 물흐르듯 부드러운 선과 균형감을 추구했다. 때문에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앞 부분의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은 강한 인상을 보여줬다.

내부는 르노삼성의 표현처럼 ‘럭셔리한 거실’, ‘정갈한 서재’ 느낌이었다. 넓고 여유있는 공간과 군더더기 없는 센터페시아, 나파 가죽 시트는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SM7의 정체성을 잘 보여줬다. 12개의 스피커와 운전석 전동조절 마사지 시트, 머리를 지지해주는 항공기 타입의 헤드레스트 등으로 편의성도 높였다.

승차감도 공격성보다는 편안함과 밸런스를 중시했다. 출발 가속은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매끄럽게 달려나갔다. 이 모델에는 닛산의 VQ35 엔진이 장착됐으며 배기량 3498㏄,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는 33.7㎏·m의 성능을 냈다. 3500㏄의 배기량을 보고 강한 힘을 기대해서 그런지 다소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강한 파워를 느낄수 있었다. 큰 엔진음과 한층 강해진 가속력은 분명 운전의 재미를 줬다. 일반 주행시에 정숙성과 안정성도 돋보였다. 아우디를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핸들링은 닛산의 그것과도 닮았다. 패들시프트는 11시, 1시 방향에 있어 운전하면서 조작하기가 불편했다.
[시승기] 정숙성·승차감은 SM7 … 엔진성능·디자인 K7 앞서
엔진 성능은 SM7보다 K7이 앞선다는 느낌이었다. K7의 엔진은 현대차 제네시스에도 탑재됐었던 3.3ℓ V6 GDi 엔진이다.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m의 성능이다. 배기량은 K7가 작았지만 토크가 비슷했고 출력은 K7이 36마력 더 높다. 공격적인 성향도 K7이 강해 가속력이 좋았다. 하지만 트랜스미션 성능은 SM7이 우위를 보였다. K7은 변속감이 떨어져 가속 시에 발생하는 큰 배기음이 귀에 거슬렸다. 300마력에 가까운 고성능 세단임에도 스포츠 모드가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K7의 외관 디자인은 독일 수입차와 견줘도 부족함이 없었다. 절제된 선으로 세련되면서도 몸도 탄탄한 신사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냈다. 이에 비해 내부 인테리어는 SM7에 비해 부족해보였다.
[시승기] 정숙성·승차감은 SM7 … 엔진성능·디자인 K7 앞서


외관 디자인이 너무 훌륭한 탓인지 센터페시아와 계기판의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투박해 보였다. 차체 크기는 SM7가 컸다. SM7의 전장은 4995㎜로 K7보다 30㎜ 길었고 전폭과 전고 수치도 5~20㎜ 더 높았다. 연비는 K7이 10.9㎞/ℓ로 SM7(9.6㎞/ℓ)보다 앞섰다.

서스펜션은 두 모델 모두 울퉁불퉁한 노면의 충격을 완화해줬다. 그러나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향한 탓에 고속에서는 차량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했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통과할 때면 차가 심하게 출렁거렸다. 튕겼다 내려오면 다시 튕겨지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충격을 흡수했는데 핸들링에 방해가 됐다. 이런 현상은 K7이 SM7보다 심했다. 가격은 SM7이 3910만원으로 K7(4070만원)보다 160만원 싸다.

최진석 기자 isk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