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취득세 감면조치 종료 앞두고 준공후 미분양 판매↑
전체 주택시장 파급효과는 제한적

주택 취득세 감면 조치의 종료를 한 달 앞두고 막판 세제 혜택을 노린 실수요자들이 다 지어졌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를 기웃거리고 있다.

몇몇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이와 같은 '절세(節稅) 수요'의 유입으로 연말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워낙 주택시장 분위기가 냉랭해 예상보다 파급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27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왕 집을 사려면 취득세가 조금이라도 적은 올해 연말까지 구입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 지어진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이 인천 부평구 부개동에서 분양 중인 '부개역 푸르지오'는 이사 성수기인 10월 한 달 동안에도 총 30채가 팔렸는데 이달 들어서는 25일 현재 벌써 41채가 팔려 지난달 판매 성적을 크게 웃돌고 있다.

대우건설 최일룡 분양소장은 "연말까지 잔금을 납부하고 등기를 해야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구입 시기에 민감해 한다"며 "원래 살던 집이 안팔리니까 대출을 받아서라도 잔금을 내는 계약자도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131㎡와 163㎡ 등 대형 평형 위주로 남아있는데도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감세 효과도 크다는 점에서 미분양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서울 시내 대표적인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 중 하나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 아이파크'도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최근 계약 성사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덕동 S공인 관계자는 "고덕 아이파크에서 전세로 살던 분들이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기 전에 분양을 받아 계약하는 사례가 2주일 전부터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덕분에 전용면적 59㎡와 84㎡는 미분양이 거의 없어진 상태다.

이 관계자는 "전세가격이 오르고 매매가격은 내려가니까 시장이 바닥이라고 인식한 사람들이 취득세 절감 혜택을 노리고 매수 타이밍을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인 강서구 화곡동 '강서 그랜드 아이파크'도 연말을 앞두고 절세 효과 덕분에 미분양 계약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관계자는 "그동안 살까 말까 저울질하던 수요자들이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계약하는 일이 많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지난달보다 계약 건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 혜택을 놓치지 않으려고 아파트 입주 시기를 앞당긴 단지도 있다.

호반건설이 짓는 광교 호반베르디움 A-2블록은 당초 내년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었는데 취득세 감면 조치가 끝나기 전에 입주하게 해달라는 계약자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공사일정을 서둘러 다음달 23일로 입주시기를 앞당겼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워낙 깊어 취득세 감면 조치의 연말 종료가 전반적인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가 좀더 우세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주택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세금 몇 푼 아끼자고 집을 굳이 사려는 사람들은 없다"고 했고,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취득세가 내년 올라도 그 차이가 몇백만원에서 1천만원 사이인데 그 정도로는 고객 유인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달 들어 잘 팔리는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들은 큰 폭의 할인분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요즘 상승세가 전적으로 취득세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절세 수요로 반짝 거래가 있긴 하지만 워낙 시장이 나쁘니까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수도권은 내년에도 거래가 동결될 것으로 보여 취득세 혜택을 연장하지 않으면 시장이 마비 상태로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이유진 기자 firstcircle@yna.co.kr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