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조치는 국가 부도를 사태를 지연시키는 장치일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 결국 파산하게 될 것입니다"

'닥터둠' 마크 파버 "그리스 결국 파산하게 될 것"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닥터둠' 마크 파버 리미티드 회장(사진)은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신증권 인베스트먼트 포럼 2011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동성의 확대는 특정국가들의 부도사태가 나올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위기를 봉합하고, 붕괴를 지연시키는 장치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리스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가 너무 많아 상환 여력이 없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그리스가 유럽연합(EU)를 탈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 자국 화폐인 다크마로 전환하고 화폐 가치를 절하해 금리 조정을 통한 부채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리스보다 그리스 부실채권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은행 등이 문제"라면서 "높은 가격의 그리스 부실채권을 인수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은 돈을 계속 찍어내야 하지만 이는 문제해결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 파버는 "그리스는 결국 파산할 것"이라며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유럽에서는 독일이 궁극적으로 부채를 감당해야 한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파산의 위협이 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의 순으로 은행 시스템의 마비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중국 경제의 침체에 대해서도 우려하며 파급력은 전세계적인 대공황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천안문 사태 이후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에서 극단적으로 돈을 많이 풀어 GDP의 14%에 육박하는 부채가 발생했다"면서 "신용 성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우려할 수준"이라며 "지난 3년간 중국의 부동산 가격에 버블이 끼어가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물가 상승은 구매력의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식적인 인플레이션 수준은 5% 정도이나 실질적인 중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5%대가 아닌 12-2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서비스업이 중요하지만 중국은 전세계에서 구리를 40%, 시멘트를 53% 이상 소비하는 원자재 소비대국"이라며 "중국의 구매력 저하는 원자재 생산자들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의 둔화 전망 속에서는 국내 시장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마크 파버는 "한국의 통화는 2009년 3월 이후 달러화와 비교해 상당히 올랐다"면서 "앞으로도 화폐 가치 절하가 주식 시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한국 증시가 오를지 내릴지 알 수 없는 영역"이라면서도 "일단 시장의 정점은 지난 5월로 보이며 조정 국면에서 1400선, 1200선으로 내려갈지 누가 알겠냐"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장기적으로 금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란 평가다. 그는 "실질적인 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금은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금을 비롯해 부동산, 미술품, 골동품, 그림, 주식, 상품,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값이 조정을 보이고 있으나 금 투자 수익률은 전세계 주가 상승률보다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