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정대현 등 최대어들 "해외 가겠다"

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대어'로 꼽히는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며 줄줄이 '매물'로 나왔다.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진행된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이 마무리된 19일까지 FA 권리를 선언한 17명의 선수 중 9명만이 재계약했다.

8명은 사인하지 않고 이적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해 FA '최대어'인 롯데 이대호를 필두로 롯데 임경완과 SK 투수 정대현, 이승호(등번호 20번), 두산 내야수 김동주, LG 포수 조인성과 내야수 이택근, 투수 송신영 등이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다.

이들 중 이대호와 정대현은 더 큰 무대로 나가겠다며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이대호는 19일 롯데와의 마지막 협상에서 4년간 총액 10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제의받았으나 '해외에서 자신의 몸값을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며 결별을 선택했다.

이미 오릭스 등 일본 구단이 올해 중반부터 큰 관심을 표해 온 터라 이대호의 최종 행선지에 관심이 쏠린다.

SK의 잠수함 투수 정대현은 아예 협상을 중단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11년간 통산 32승22패 99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해 '벌떼 계투진'의 핵심으로 활약한 정대현은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정대현과 함께 SK 계투진의 주축으로 활약한 이승호 역시 에이전트를 선임하는 등 외국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두산 김동주는 18일 구단과 마지막 만남을 가졌지만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1998년부터 두산에서만 14시즌을 뛴 김동주는 통산 타율 0.310과 270홈런, 1천61타점 등 눈부신 기록을 남겼고 '두목곰'이란 별명대로 팀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갖췄다.

두산은 "서로가 원한 금액에 차이가 컸다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재협상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LG는 마지막 날까지 조인성, 이택근, 송신영 등 세 명의 FA 선수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1998년부터 14년간 LG의 안방을 지킨 조인성은 지난해 포수 최초로 100타점을 돌파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올 시즌에는 타율 0.267과 15홈런, 59타점을 기록했다.

이택근도 프로야구에서 9시즌을 뛰면서 통산 타율 0.308을 치고 73홈런과 364타점, 103도루의 기록을 남겨 교타자로 주목받았다.

지난 7월 넥센에서 LG로 팀을 옮긴 송신영은 올 시즌 3승3패 19세이브 7홀드와 2.2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롯데의 간판 불펜투수 임경완도 끝내 구단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시장으로 나왔다.

1998년 롯데에서 데뷔한 임경완은 12시즌을 뛰면서 통산 30승42패 33세이브와 65홀드, 평균자책점 4.03을 남겼다.

소속구단과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여덟 명의 선수는 20일부터 12월9일까지 20일간 원 소속구단인 LG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 및 해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이때에도 계약하지 못하면 12월10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교섭할 수 있다.

이들을 제외한 9명의 선수는 소속 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삼성은 포수 진갑용(2년간 12억원)과 외야수 강봉규, 내야수 신명철(이상 2년간 4억5천만원) 등 FA 선수 모두와 계약을 마무리했다.

SK는 이승호(등번호 37번)와 2년간 2억원에 재계약했고 롯데도 '캡틴' 조성환과 2년간 7억5천만원에 사인했다.

두산은 투수 정재훈(4년간 28억원), 외야수 임재철(2년간 5억원)과 재계약했고 LG와 한화는 각각 투수 이상열(2년간 6억원)과 포수 신경현(2년간 7억원)을 붙잡았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