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기관의 매도세에 장 막판 낙폭을 확대하며 1850대로 주저 앉았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어 증시가 반락했다고 진단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05포인트(1.59%) 떨어진 1856.07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밤 이탈리아의 국채수익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 지표 호조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이날 상승 출발했다. 미국 10월 소매판매(전월 대비 0.5% 상승)와 뉴욕 제조업경기를 나타내는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0.61)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910대까지 상승했으나 기관이 순매도 규모를 점차 줄이면서 장중 반락했다. 오후 들어 기관은 결국 순매도세로 전환했고 프로그램 매물도 증시에 부담을 주면서 지수는 낙폭을 확대했다. 코스피지수가 오르락 내리락하자 변동성지수도 전날보다 3.09포인트(9.55%) 오른 35.43를 기록했다.

이날 기관은 815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국가·지자체도 182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체 프로그램은 1445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 증시에 부담을 줬다. 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2253억원이 빠져나갔고 비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808억원이 들어왔다. 반면 외국인은 971억원, 개인은 1565억원을 순매수했다.

은행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섬유의복, 화학, 건설업종은 2% 이상 빠졌고 기계, 전기전자, 서비스업,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의약품, 제조업, 유통업 등도 1%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미끄러졌다. 시총 상위 10위권 내의 모든 종목에 파란불이 켜졌다. 삼성전자는 2.11%, 현대차는 1.74%, 포스코는 0.65% 내려갔다.

성지건설은 보통주 64만여주의 보호예수기간이 전날로 만료되자 물량부담에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64만여주는 지난 5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출자전환)로 발행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1개 종목을 포함해 190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2개 등 631개 종목은 떨어졌고 73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 배경으로 유럽 이슈를 꼽았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밤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급등 영향이 일부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지난 10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처음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7%를 넘어서면서 급락한 이후 되돌림에 나선 증시가 다시 유럽 관련 이슈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17일 프랑스 국채 발행이 예정돼 있는데 고금리 등 악조건에서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최근 신용 등급 강등 우려와 겹쳐 증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