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실적 개선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15일 오후 2시 15분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전날보다 350원(1.46%) 상승한 2만4300원에 거래되며 3거래일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부터 생산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 전망 때문이다. 또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추가적인 재고소진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실적 개선 기대감이 과하다고 지적한다.

LG디스플레이의 적자폭이 4분기에 크게 줄어들 수는 있지만, 흑자로 돌아서는 데는 시간이 훨씬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적환한 이후 네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LCD 패널의 공급 과잉 상태가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각되는 부분이 없는 것도 단기간에 상황을 반전시킬 무언가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테크팀장은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며 "문제는 계절적 비수기인 12월과 내년 1월 이후에도 LCD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까지 떨어졌던 가동률이 10~11월에 80~90%선까지 회복되긴 했지만 현 상태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또 경영진의 미국 방문 역시 신규 수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오는 17일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경영진은 미국을 방문, 애플과 비지오 등 주요 거래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례적인 거래사 브리핑으로 갑작스러운 소식은 아니다"라며 "이미 애플에 대한 패널 공급량이 전체 매출 비중의 18%에 달할 정도로 높고, 비지오에도 자회사를 통해 이미 상당량을 공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09년 1월 애플과 5년간 LCD 패널을 공급하는 데 합의하고 매년 패널 가격과 공급량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고해상도 패널(AH-IPS)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디스플레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황 연구원은 "신규 수요를 끌어낼 만한 여지가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대한 전략적인 협력 가능성은 열어 둬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실적으로 LG디스플레이가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은 경쟁사들의 시장 이탈 가능성이다.

김 상무는 "연말 소비시즌에 재고를 많이 소진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내년 1분기 실적악화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며 "업황 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대만, 일본 등 경쟁사들이 먼저 떨어져나가 공급 측면에서 상황이 개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지역 등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안 팀장은 "긍정적인 부분은 해외 경쟁업체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수요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LG전자 등 계열사를 통한 TV 패널 수요처가 있다는 점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바탕이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