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는 15일 최근 급반등에 따른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4일 유럽 재정위기 완화 기대로 이틀째 상승, 1900선을 회복했다. 이탈리아 국회가 경제안정화 방안을 가결했고, 그리스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신임 총리가 이끄는 과도 연립정부를 출범시키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됐다. 기관과 4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지난 밤 미국 뉴욕증시가 유럽 재정위기 우려에 재차 무게가 실리면서 하락 마감한 점은 이날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가 반등했고, 이탈리아 경제 개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걱정도 커졌다.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뉴욕 증시가 지난 8월 이후 급락폭을 선제적으로 되돌리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유효할 듯 하다” 면서도 “단기 관점에서 정책 기대감으로 하단이 지지되지만 유럽 불안이 상단을 가로막는 가두리 장세로의 회귀 가능성을 고려한 트레이딩 대응을 권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후 국내증시는 60일 이동평균선(1820)에서 지지를 받고 120일 이동평균선(1945)에서 저항을 경험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 증시 역시 이 같은 동향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 1900선 위에서 기관투자가들의 매매 적극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가들의 고민은 주식시장이 수급선인 60일 이동평균선뿐 아니라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 추세적 상승 국면에 재진입할 수 있는가” 라면서 “외환위기, 정보기술(IT) 버블 등 과거 사례들에 비춰 경기 하강 국면에서 안도랠리의 반등 한계는 120일 이동평균선 내외에서 그치는 사례가 많았다”고 진단했다.

수급과 경기부담이 충돌하는 현 시점에서 시장은 6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지지하겠지만, 12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선 경기부담이 확대되며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선 추세에 베팅하는 전략보다 60일 이동평균선에서 포트폴리오 베타(변동성)를 높이고 120일 이동평균선에서 방어적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트레이딩 전략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권했다.

관심업종 및 종목으론 자동차 및 부품주 등과 기술적 분석을 고려한 종목군 등이 꼽혔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 매매에 자신이 있는 투자자들은 좁은 박스권 흐름을 이용한 매매가, 짧은 거래에 능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조정 시 주식비중을 확대한 후 1900선 중반에서 분할 매도하는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며 “이익모멘텀이 양호한 자동차 및 부품주와 정유, 삼성전자 투자확대 수혜주, 중국 긴축완화에 따른 소비촉진 시 수혜가 예상되는 유통·의류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박스권을 가정하면 120일 이평선에 안착해 상승 국면 지속이 예상되는 하나금융지주, 삼성화재, SK C&C 등의 종목과 60일 이평선에서 가격이 지지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삼성중공업, GS 등 종목의 반등 시점을 노리는 전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