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쇼핑특수…IT주 '겨울 랠리' 이끄나
삼성전자를 선두로 한 정보기술(IT) 관련주가 코스피지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서도 IT주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수요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추수감사절(11월24일) 이후 연말까지의 기간을 뜻하는 홀리데이시즌(holiday season)과 내년 1월 중국 춘제(설) 연휴 등 계절적 성수기도 앞두고 있어 IT주가 연말연시 증시 주도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100만원…IT주 동반 강세

IT주는 14일 증시에서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장중 100만2000원까지 오른 끝에 1.32% 상승한 99만6000원에 마감했고 LG전자는 4.64%,LG디스플레이는 6.92% 급등했다. 하이닉스(3.48%)와 LG이노텍(2.24%)도 상승했다.

IT업종 주가를 나타내는 전기 · 전자업종 지수는 1.87% 상승해 지난주 금요일 4.30% 오른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IT주 강세 속에 이날 코스피지수는 39.36포인트(2.11%) 상승한 1902.81에 마감,3거래일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IT주는 최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 대비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며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전기 · 전자업종 지수는 14.32%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7.88%)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지수는 0.33% 하락했지만 전기 · 전자는 1.10%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3분기 스마트폰 판매 대수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는 등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IT주의 상승 배경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라잡았고 일본 및 대만 반도체 업체와의 격차를 벌렸다"며 "3분기 적자를 냈던 LG디스플레이와 하이닉스도 4분기 적자 축소 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의 매수세도 IT주에 몰리고 있다. 기관은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IT주를 순매수하면서 이달 들어 누적 순매수 규모를 7413억원으로 늘렸다.

◆연말연시 성수기 눈앞

전통적인 IT제품 성수기인 연말연시를 앞두고 있어 IT주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10년간 IT주의 월별 평균 상승률은 11월이 3.9%,12월 2.7%,1월이 7.6%로 전 기간 평균(1.4%)보다 높았다.

올해는 오는 25일(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홀리데이시즌과 내년 1월22일부터 1주일간 이어지는 중국 춘제 연휴에 IT제품 소비가 증가,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31.8%가 홀리데이시즌에 전자제품 전문점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해 IT제품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IT팀장은 "중국 춘제가 1월인 경우 IT 업체들의 12월 생산이 전월 대비 20% 이상 증가한다"며 "국내 업체들의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팀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은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IT주는 우상향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