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각국 정상의 전통 의상복 단체 촬영이 이번 하와이 APEC 회의에서는 연출되지 못했다.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열린 이번 APEC 회의에 참가한 정상들이 주최국인 미국이 제공한 화려한 꽃무늬의 '알로하 셔츠' 입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요코하마 APEC 정상회의에서도 영토분쟁으로 일본과 중국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탓에 일본 전통의상이 아닌 양복차림으로 기념 촬영을 했었다.

◆…이번 회의에선 월가 점령 시위를 지지하는 노래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하와이의 유명 가수 마카나(33)는 지난 12일 APEC 정상회의 만찬장에서 자신의 신곡 '우리는 다수(We are the many)'를 불렀다. 이 노래는 워싱턴DC의 정치가들과 기업의 탐욕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알로하를 점령하라(Occupy with Aloha)'라는 문구가 써진 티셔츠 차림으로 끝까지 노래를 불렀다. 만찬에 참석한 몇몇이 어색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는 다른 정상들과 얘기하느라 그의 노래를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최고경영자(CEO)들은 유럽 재정 위기에도 불구,아직은 견딜 만하다고 밝혔다. 더그 오버헬먼 캐터필러 CEO는 13일 "대기업에 미치는 충격은 아직 미미하다"고 말했다. 마이클 더커 페덱스 최고운영자(COO)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 비즈니스에 융통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