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에미레이트항공서 70대 260억弗 수주 '대박'
미국 보잉과 프랑스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때아닌 수주 호황을 맞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 항공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며 발주를 크게 늘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보잉은 지난 13일 개막한 두바이 에어쇼에서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으로부터 180억달러 상당의 보잉777 50대를 수주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20대를 추가로 수주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확정주문과 옵션을 합하면 수주 규모는 총 260억달러에 달한다. 100년의 보잉 역사상 단일 수주로는 최대 규모다. 이는 고유가,여행객 감소 등 전 세계 항공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 항공기 수요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현재 95대의 보잉777기를 운항하고 있다. 발주하고 아직 인도받지 않은 잔량도 40여대에 달한다. 이 항공사는 유가 상승 등으로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76% 줄어들었지만 외형 확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 외에 카타르 국적 항공사인 카타르에어웨이도 조만간 상당한 규모의 항공기 제조를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커머셜에어라인의 짐 알보 CEO는 "보잉은 더 이상 미국과 유럽의 수요에만 의존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지만 지난 20년간 시장은 변했다"며 "보잉의 전체 수주 중 85%가 미국 밖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