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야당 지지자 수만명이 주말인 5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이탈리아 제1야당인 민주당의 피에르 루이기 베르사니 당수는 이날 시위에서 중도 성향 정당들과 함께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 국정 운영의 책임을 맡을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야당 지지자들은 이날 버스와 기차를 이용해 로마로 집결했으며,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온 중도좌파 진영 정치인들과 여성인권 단체 회원들이 합류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권력 장악력은 계속되는 채무위기와 중도우파 연정 내부의 균열로 인해 갈수록 약화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하는 공공부채로 인해 최근 몇 달 동안 외자 차입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야당의 사임 요구를 일축하고,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현 정부가 물러날 것이라는 수많은 소문이 로마 시내 궁전의 성벽만큼이나 높이 쌓이고 있지만, 유권자와 조국에 대한 책임감이 현 정부로 하여금 `정중한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