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24일 2천억원대 부실대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토마토저축은행 최대주주인 신현규(59)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최근 영업정지 직전까지 무담보 또는 부실담보 상태에서 법인 등 차주들에게 1천600억원을 대출해주고, 자신에게 700억원을 차명대출하는 등 총 2천300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1천억원은 부동산개발업자 권모씨에게 감정가도 모르는 불교 미술품을 담보로 받고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신 회장은 본인 소유로 추정되는 경기도의 한 골프연습장 운영비를 대려고 400억원을 차명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을 당시 대출채권 담보물이 부족하자 300억원을 차명대출해 주식을 산 뒤 부족분을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토마토저축은행이 담보로 보관돼 있던 100억원대 유가증권을 외부로 빼돌린 것이 담보물 부족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압수물 확인 과정에서 발각된 유가증권 반출 혐의는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합수단은 700억원을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로 보고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신 회장은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을 8% 이상 유지하기 위해 3천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채권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눠 단계별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토마토저축은행은 '고정' 이하 부실채권 3천억원을 '정상'으로 꾸몄다.

신 회장은 위조된 재무제표로 500억원대 후순위채도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앞서 구속한 같은 은행 여신담당 전무 남모(46)씨를 이날 기소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