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서 중소건설사의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추가적인 재무위험 확대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어 앞으로 조정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임광토건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A3-에서 B+로 지난 14일 하향 조정했다. 한 단계 차이지만 이번 조정으로 임광토건은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등급 하향 감시대상에도 올라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도 높아졌다.

2008년 말 건설업계 무더기 등급조정 당시 A3에서 A3-로 낮아진 임광토건의 신용등급은 2년 반 만에 연쇄 하락 위기를 맞게 됐다. 수익능력에 비해 과중한 PF 우발채무 부담이 문제였다. 임광토건의 PF 우발채무는 7400억원(올해 9월 말 기준)을 웃돌고 있다.

임광토건은 공사미수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잉여 활동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민간 건축 비중이 늘어 사업 안정성이 떨어진 데다 핵심자산 매각으로 재무융통성도 약해졌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대림계열 상장 중견 건설사인 고려개발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A-에서 BBB+(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로 내려앉았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을 받았다.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고려개발은 용인 성복 등에서 대규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수지가 나빠지고 미착공 사업에 대한 위험은 과거에 비해 커졌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해 이후 예정사업 관련 PF 우발채무에 대한 대지급,회사채 상환 등으로 자금 부담이 늘어났다. 총 차입금은 6000억원에 육박해 지난해 말에 비해 1700억원가량 증가했다. PF 우발채무 잔액은 4551억원으로 자기자본의 1.3배 수준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