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실로담', 가구마다 크기ㆍ구조 달라
코펜하겐 '뭉코스고어', 싱글족ㆍ저소득층도 어울려 거주
"주 3회가량은 단지 내 젊은이들과 함께 저녁을 합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세대교류형 단지 '뭉코스고어' 입주민)
저출산,고령화,베이비부머 은퇴 등으로 국내 주택수요가 다양화하고 있다. 1~2인 가구용 주택을 비롯해 패시브 하우스(에너지 절감형 주택) 코하우징(세대교류형 주택) 등의 필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소형주택 전문업체인 수목건축과 한국경제신문이 마련한 '유럽 소형주택 연수단' 참가자들은 "국내에 도입할 만한 유럽형 주거 형태가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북유럽 주택 키워드는 다양성
암스테르담 바닷가에 지어진 실로담(157가구)은 모든 가구의 구조와 인테리어가 다르다. 소형주택의 획일성을 해소하기 위해 크기 색상은 물론 15개 컨셉트의 내부인테리어로 차별화했다. 가구당 전면 폭도 5~15m로 다양하고,층 높이도 2.6m와 3.6m로 다르다. 방은 1개에서 5개까지 바꿀 수 있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국내 도시형 생활주택이 슬럼화되는 것을 막고 단지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려면 설계를 실로담처럼 유연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펜하겐 슬루스홀믄 지역의 에스크홀름은 저층에 거실 등을 배치하고 위층에 침실을 둔 중층 구조로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국내 소형주택은 수익성을 감안,전용 20㎡ 안팎으로 쪼개는 데 급급하지만 유럽은 복층 중층 등 실용적인 구조를 통해 2~3인 가구도 편하게 거주할 수 있다.
코펜하겐 외곽지역인 외래스타트에는 발코니를 커뮤니티 공간으로 바꾼 VM하우스(221가구),아파트를 단독주택처럼 기획한 마운틴(80가구),아파트 상업시설 사무실 등이 어우러진 8하우스(540가구)가 주목받고 있다.
VM하우스는 120여개 평면과 다양한 평형으로 구성됐다. 돌출된 발코니는 옆집과 함께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된다. 8하우스에는 유치원 마켓 등 생활편의시설과 상업시설이 함께 갖춰졌다. 집집마다 미니정원을 갖췄고 1층부터 10층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도 마련했다.
◆코하우징 · 패시브 하우스도 대세
코펜하겐 뭉코스고어는 젊은이 노인 저소득 층이 어울려 사는 임대주택이다. 5개 단지에 100가구로 이뤄졌다. 50세 이상 1인 가구가 30%다. 수요가 많아 32명이 대기 명단에 올라 있다.
1970년대 획일적 주거형태에 반발, 덴마크에서 시작된 코하우징은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독일 등지로 확대됐다. 핵가족화 · 고령화 대책으로 프라이버시는 충족하면서 공동생활의 장점을 접목시켰다. 주방 손님방 어린이놀이방 세탁실 등을 공동시설로 배치,입주민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반진은 코하우징이면서 패시브 하우스다. 단지에는 젊은 독신자,노인,저소득층,장애인 등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주택 온도는 장애인 생활편의를 위해 22도를 유지하지만 에너지 절감형이어서 관리비는 일반 공동주택의 절반 수준이다. 3중 유리,단열프레임 등을 사용했다.
연수단에 참가한 박용석 대만종합건설 회장은 "독일의 패시브하우스는 일반주택과 건축비는 비슷하지만 초고효율 단열시공과 태양열,지하 환기시스템 등으로 에너지를 85% 절감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