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FA컵 결승에서 수원에 진 한을 풀었습니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이 지도자로서 두 번째 FA컵 도전에서 기어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성남은 15일 오후 성남 탄천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1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후반 32분 조동건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처음 성남 지휘봉을 잡은 2009년 FA컵 결승에서 선제골을 뽑고도 동점골을 허용해 승부차기 끝에 패했던 아쉬움을 단번에 씻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들의 이적과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정규리그에서 부진한 성적 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터라 이번 우승이 더욱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비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인터뷰장에 들어선 신 감독은 "정말 기쁘다.

2년 전에 우승을 놓친 한이 오늘 말끔히 해소됐다"며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신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열심히 잘 싸워준 덕이다.

꼭 우승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더 강했던 덕인지 운도 따랐다"며 "사실상 오늘 경기를 시즌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 FA컵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했다"고 감격해 했다.

성남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2009년 사령탑에 오른 뒤 2009년 FA컵 준우승,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우승 등 성과를 쌓은 신 감독은 "2년 전 패배로 결승 같은 큰 무대에서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고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지 배웠다"고 돌아봤다.

신태용 감독은 "2년 전에는 앞선 상황에서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넣어 굳히기를 시도한 것이 실수였는데 오늘은 그때 전철을 밟지 않고 더 골을 넣으려고 했고 결국 그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감독으로서 처음 나갔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는데 내년도 출전권을 따내고 나니 또 욕심이 난다"며 "성남과 계약은 올해까지지만 구단에서 충분히 지원을 해준다면 성남에서 다시 한번 아시아 정상을 꿈꾸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편 윤성효 수원 감독은 "성남의 우승을 축하하고 궂은 날씨 속에 응원해준 팬들께도 감사하다"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경기 중 박현범의 슈팅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되고 사샤의 핸드볼이 심판의 눈을 벗어나자 강하게 어필했던 윤 감독은 "경기 흐름은 나쁘지 않았는데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