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셰어하우스 '마이바움 연희'…카페 같은 공용공간
서울 연희동 연희IC(인터체인지) 인근 주택가에 들어선 '마이바움 연희'.국내1호 셰어하우스로 평가받는 곳으로 일반공개를 사흘 앞둔 14일 정리작업이 한창이었다.

시공을 맡은 소형주택 전문업체 수목건축 관계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디자인처 직원 6명도 최근 견학차 방문했다"며 "싱글족이 식사와 여가를 즐기는 공용공간을 넣은 셰어하우스(share house)가 국내에 사실상 처음 등장함에 따라 소형주택 진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거와 생활공간 분리

수목건축은 이곳에 있던 2층 단독주택을 집주인과 협의,2종 근린생활시설인 고시원으로 허가받았다. 도시형 생활주택보다 층수,주차장 규모 등에서 유리해서다. 대지 397㎡에 지상 6층 1개 동에 전용면적 10~18㎡ 37실을 지었다.

지상 1층은 주차장(7대)이다. '카페바움'이 마련된 지상 2층은 셰어하우스를 특징짓는 공간이다. 전용면적 61㎡에 테라스(33㎡)까지 갖추고 식당 북카페 커피전문점 등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라면 샌드위치 밥 등 2000~5000원대의 다양한 메뉴로 식사를 할 수 있고 직접 음식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한쪽 벽면은 그림 철학서 역사서 등으로 채웠다.

상품개발 · 설계 · 시공 등을 맡은 수목건축의 서용식 대표는 "입주민은 물론 인근 1~2인 가구가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층부터 들어선 각 실에는 화장실이 마련됐고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침대 책상도 갖췄다. 가구 배치는 모두 달라 기존의 획일화된 쪽방과는 구분됐다. 현장 관계자는 "셰어하우스이긴 하지만 국내 주거특성을 감안해 화장실과 세탁기는 주거공간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수목건축은 토지비와 공사비로 41억원이 들어간 마이바움 연희를 보증금 1000만원,월세 70만~75만원에 임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보증금 3억7000만원과 총 월세 수입 2800만원이 들어오면 집주인에겐 연 8%대의 수익이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셰어하우스 확산될까

전문가들은 1~2인 가구가 편하게 생활하면서 주거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새로운 주거 형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은 물론 LH SH공사 등도 공용시설을 부각시킨 소형주택 연구에 한창이다.

중앙대 등에 '강소주택 모델 개발 및 미래주택 방향에 관한 연구용역'을 준 SH공사는 내년 초 용역결과를 토대로 서울지역 일부 보금자리주택지구에 셰어하우스를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H는 1인 가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주거형태를 개발하고 있다. 셰어하우스에 대한 기본 컨셉트를 확정한 데 이어 서울의 한 학교시설 부지를 대상으로 설계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LH는 보유 토지에 셰어하우스를 짓는 사업을 이르면 내년께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철 LH 상품기획부 차장은 "전세난 속에 소형주택 주거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향후 주택시장의 한 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 셰어하우스

share house.입주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취사 휴식 등 생활공간을 마련한 공동주택.공동 생활공간이 마련돼 주거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1~2인 가구가 많은 일본 캐나다 등의 도심에 많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