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슈마허 "페텔과의 접전 기대하라"
"나는 이기기 위해 여기에 왔다. "

'포뮬러원(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 · 42)가 F1 코리아 그랑프리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기자회견에서 우승 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다. 슈마허는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게임 페이스를 올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F1에 데뷔한 슈마허는 사상 최다인 91번의 우승을 일구며 F1의 '전설'로 불린 드라이버다. 데뷔 4년 만인 1994년 시즌 챔피언 자리에 오른 뒤 남들은 한번도 하기 힘든 시즌 챔피언 자리에 7번이나 올랐다. 2000년부터 5년간은 연속 챔피언에 오르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슈마허가 곧 F1이었고,F1이 곧 슈마허였다. 폴 포지션(예선 1위로 결선 때 선두에서 출발하는 것) 68회,패스티스트 랩(결선에서 가장 빠른 한 바퀴 기록) 76회 등 그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돌아온 슈마허 "페텔과의 접전 기대하라"
슈마허는 젊은 드라이버들에 대한 도전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 주말 최연소 2시즌 연속 우승 기록을 세운 제바스티안 페텔(레드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젊은 드라이버들과 젊은 팀이 많아질수록 레이스는 더 박진감 넘칠 것이다. 우리 팀은 레드불 맥라렌 페라리 등 젊은 팀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에서 아직 F1의 인기가 미미한 것에 대해서는 "내가 처음 F1을 시작할 1991년 독일에서도 인기가 많지 않았다"며 "독일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어릴 때부터 카트를 탈 수 있는 기반 시설이 늘어나야 하고 모터스포츠에서 국민적인 영웅으로 불릴 만한 선수가 나온다면 F1의 인기가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슈마허는 페텔과의 대결에 대해 "접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6년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주며 은퇴를 선언했다가 지난해 전격적으로 복귀를 선언했다. 메르세데스GP팀의 드라이버로 서킷에 돌아온 것.그는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비가 내리는 악천우 속에서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올 시즌 챔피언 페텔과 지난해 코리아 그랑프리 우승자 알론소의 불꽃 튀는 대결이다. 현재 9승을 올린 페텔이 슈마허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13승)과 동률을 이루려면 영암대회를 포함해 남은 4개 대회에서 우승해야 한다. 지난해엔 엔진 이상으로 레이싱 도중 차가 멈춰서는 바람에 중도 탈락했다.

F1 최고 몸값(3000만유로) 드라이버인 알론소는 이날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2년 연속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해 둘의 대결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영암=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