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兆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4년 만에 '첫 삽'
총 사업비 31조원으로 세계 최대 도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첫 삽을 떴다.

용산역세권개발㈜은 11일 서울 한강로3가 수도권철도차량관리단(용산정비창)에서 기공식을 갖고 철거 · 토목공사에 들어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2007년 8월 사업자 공모를 낸 이후 4년 만이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한국철도 역사의 산증인인 용산정비창이 랜드마크단지로 환골탈태하게 됐다"며 "서울의 얼굴을 바꿔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세계적인 명품도시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한강로3가 56만6800㎡ 부지에 오피스빌딩,호텔,백화점,쇼핑몰,레지던스 등 업무 · 주거 · 상업 · 문화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를 세우는 프로젝트다. 67개 초고층 건물과 코엑스 6배의 지하쇼핑몰이 들어선다.

2007년 11월 삼성물산 · 국민연금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했으나,금융위기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어 좌초 위기를 맞았다. 이후 용산역세권개발이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각해 4조원의 사업자금을 확보하고 코레일이 5조3000억원 규모의 토지대금을 준공시점으로 연기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늦어진 사업 일정을 만회하는 데 역량을 모아 2016년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용산역세권개발은 내년 말까지 건축허가를 마치기로 했다. 내년 8월 기반시설공사,2013년 1월 건축공사에 각각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된 공사비 1조4000억원짜리 랜드마크빌딩(100층) 외에 내년 상반기 이후 1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부티크오피스,랜드마크호텔(이상 70층) 등의 공사가 순차적으로 발주된다.

용산개발로 국내 최고(最古) 철도시설인 용산정비창은 10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용산정비창은 1927년 국내 최초의 증기기관차와 함께 이승만 · 박정희 대통령 전용열차를 제작했다. 1970년 이후에는 수도권 전동차와 새마을호,무궁화호 등을 정비해왔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