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세계 최고 성능의 초소형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했다. MLCC는 전자기기 회로에 적당한 전류가 흐르도록 조절해주는 기능을 하는 부품으로 모든 전자기기에서 필수적으로 쓰인다.

삼성전기는 '0603' 규격(가로 0.6㎜×세로 0.3㎜)으로 6.3V 전압에서 작동하는 2.2㎌(마이크로패럿)급 MLCC를 개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성능면에서 경쟁사보다 1년 이상 앞선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일반 휴대폰엔 200여개,스마트폰에는 400여개,LCD TV에는 700여개의 MLCC가 탑재된다. MLCC 가운데 요즘 가장 많이 쓰이는 게 '0603 규격'으로 삼성전기가 이번에 개발한 MLCC는 기존 부품과 같은 초소형으로 제작했으면서도 전기용량을 2.2배 늘렸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의 경우 일반 휴대폰보다 크기는 작고 뛰어난 성능을 갖춘 부품을 필요로 한다"며 "MLCC업체들도 크기는 줄이되 용량을 키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는데 이번 부품 개발로 삼성전기가 1년 이상 앞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가가치도 높다. 이번에 개발한 칩 판매가격은 개당 40~50원으로 범용 MLCC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 380cc 크기의 와인잔에 이 부품을 가득 담으면 3억원에 달할 정도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