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마스터플랜] 산업은행 'KDB다이렉트', 직원이 고객 직접 찾아와 계좌 개설
산업은행이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 내놓은 다이렉트뱅킹 서비스 'KDB다이렉트'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선보인 'KDB다이렉트'로 계좌를 개설하겠다고 신청한 고객은 이미 2000명을 넘어섰다. 산은은 당초 하루 60명 정도의 고객이 신청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신청 고객이 예상보다 3배 이상 많은 하루 평균 200명을 웃돌고 있다.

KDB다이렉트는 고객이 은행 점포에 가지 않고도 산은 홈페이지(www.kdb.co.kr)에서 계좌 개설을 신청하면,은행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 실명확인 절차를 거친 뒤 고객이 직접 인터넷으로 기본 계좌 개설 및 온라인 상품에 가입하는 금융 서비스다.

노트북과 스캐너를 갖고 방문하는 직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상품 설명을 듣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직원이 스캐닝한 고객의 신분증 관련 정보는 본사로 보내는 즉시 자동적으로 노트북에서 삭제된다. 때문에 직원이 노트북을 분실하더라도 고객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돌풍의 비결은 높은 금리다. 계좌 개설로 자동 가입하는 수시입출금식 기본 계좌인 'KDBdirect/HiAccount'의 금리는 연 3.5%다. 거래 실적과 예치 금액 및 기간에 제한 없이 같은 금리를 적용한다.

임경택 개인금융본부장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는 파격적인 금리가 KDB다이렉트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라며 "시중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가 실질적으로 연 1% 내외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게 고객들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이 예치하는 금액은 평균 3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일부 고객은 수억원을 한꺼번에 맡기기도 했다.

산은은 다이렉트뱅킹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다른 지역에서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 현재 채용한 실명확인 전담 직원 10명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다. 이들을 모두 가동해도 밀려드는 신청 고객들을 제때 방문하기 어려워 전체 신청자의 30% 정도만이 실명확인을 거쳐 계좌를 개설했다.

고객의 항의가 쇄도하자 산은은 일선 점포 직원들까지 실명확인 작업에 동원하는 한편 고객이 점포를 방문해도 계좌 개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산은은 아울러 연말까지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5개 광역시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