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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창근 칼럼] 삼성, 판을 뒤엎을 역량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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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힘은 파괴적 창조능력…다른 게임 룰 만들어 시장 바꿔야

    추창근 기획심의실장·논설위원
    [추창근 칼럼] 삼성, 판을 뒤엎을 역량 있는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면전이다. 애플이 5일 아이폰4S를 선보이자마자 삼성은 특허소송으로 역공에 나섰다. 삼성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 등 애플의 적들과 손잡고 합종(合縱)의 포위망도 구축했다. 전선은 더욱 확대되고 죽느냐 사느냐의 싸움은 격화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쪽의 힘이 더 강한지 확인되고 시장의 무게중심은 그쪽으로 급속히 쏠리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 퇴장 이후 첫 작품으로서 아이폰5도 아닌 '4S'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높고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애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5년 세계시장을 휩쓴 애플의 막강한 파괴력이 어디에서 나왔고,애플이 추구해온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 싸움의 결말은 진화적 측면에서 디지털 시대 구분의 전환점으로 이어질 것이다.

    적어도 잡스가 이끌었던 시대 애플의 힘을 '혁신'이란 말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애플 파워'는 기존에 있는 것들과의 경쟁을 거부하고 과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 새로운 디지털 세계를 창조하면서 진화를 주도하는 능력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특허문제는 지엽적인 사안일 뿐이다.

    지금 '스마트폰 전쟁'이라고들 하지만,애플이 2007년 1월 첫선을 보인 아이폰은 휴대폰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슬로건 그대로,남들이 앞서가는 노키아를 따라잡겠다고 열심히 뒤쫓을 때 애플은 아예 다른 방향으로 달려 나갔다. 애플이 아이폰에서 내세운 것은 휴대폰의 개념을 완전히 바꾼 '손안의 PC,주머니속 인터넷'이었다. 아이패드 또한 마찬가지다. 컴퓨터로는 기능이 훨씬 떨어지고 폐쇄적이지만,각종 웹사이트와 책 신문 잡지 영화 게임 사진 등을 담아 언제 어느 곳에서나 편리하게 꺼내볼 수 있게 한 그런 종합미디어 기기는 예전에 없었다.

    애플은 그들이 만드는 제품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일거에 소비트렌드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 버린 것이다. 그동안의 판을 엎고 예전과는 다른 게임의 룰을 만들어 소비자와 시장 자체를 변화시키는 '브레이크스루 이노베이션(breakthrough innovation)'이다.

    그 결과 '아이폰 이전' 수많은 버튼들이 달려 있던 모바일 기기들은 소멸의 길을 걷고,지금은 '아이폰 이후'의 새로운 디지털 시대로 가고 있다. 휴대폰 왕국 노키아의 몰락이 상징이다. 창업 13년차인 신생 구글이 세계 처음으로 휴대폰을 만든 83년 역사의 모토로라를 인수하고,'실리콘밸리의 신화'였던 세계 최대 PC제조업체 HP가 PC사업에서 손을 뗀 것도 그 시대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것이 애플의 힘이다. 이길 수 있는 길은 단 하나,애플을 넘어서는 파괴적 돌파를 통해 시장의 새 판을 짜고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밖에 없다.

    그래서 근본적인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이 이제까지의 '빠른 추격자'로 성공했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그동안 해내지 못했던 시장선도자로서의 창조를 이뤄낼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삼성에 그런 역량을 기대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직은 아득해 보인다. 애플 파워도 따지고 보면 미국이란 나라가 갖고 있는 기술과 돈,인재의 토양,그리고 시장과 글로벌표준 지배력 등의 총화(總和)가 만들어 낸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삼성은 지금 물러설 수 없는 중대한 고빗길에 서있다. 애플의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전례가 없었던 파괴적 혁신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 명제다. 그걸 못하면 그저 남들 따라가기 급급하다 결국 추락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다행히 창조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할 수 있으면 삼성은 경쟁자들이 갖지 못한 세계 최고의 생산기술력을 발판으로 단숨에 새로운 디지털 세계의 지배자로 올라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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