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마을'의 악몽…피라미드 사기에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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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춘제(春節) 직후부터 1만 위안을 내면 매달 3000위안을 월 이자로 챙길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간 피해자들이 당한 수법은 전형적인 피라미드 사기. 농민들이 토지 보상비로 받은 돈에다 친지로부터 끌어 모은 돈을 피라미드 조직의 윗사람에게 건네면 이를 받은 중개자는 여기에 자금을 더해 다시 위쪽으로 건네는 식이다. 스지향에 있는 9개 촌의 5800개 가구 가운데 30%인 1740가구가 이 같은 피라피드식 돈놀이에 뛰어들었다. 리타이(李台)촌에선 282가구 가운데 115가구가 유혹에 넘어갔다.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돈놀이 유혹에 빠진 자금만 3억1000만 위안. 지난해 쓰훙현 재정수입(30억 위안)의 10분의 1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렇게 모집된 돈은 고급 차를 사거나 도박하는데 탕진됐다.
◆일확천금의 꿈 안고 돈놀이 유혹에 빠져
최근 증시 위축과 긴축정책에 따른 부동산 투자 수익성 악화로 갈 곳을 잃은 민간 자금이 고리대금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후유증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옌안 지역에서만 3조 위안에 달하는 은행 대출 자금이 민간 대출 시장으로 유입됐다. 인터넷 대출, 민간 대출과 소액 대출 회사 등의 위험에 대해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류밍캉 주석). 부동산 거품의 장본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투자자들이 몰려 있는 원저우에서도 부동산 투자자금이 민간 대출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민은행의 2분기 설문 조사에서 원저우 시민들의 24.5%는 민간 대출이 가장 합리적인 투자 방식이라고 응답했다.
부동산 투자를 택한 응답은 15.25%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이후 처음으로 민간 대출이 부동산 투자를 앞질렀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월 금리가 6~8%로 연리로는 72~96%에 이른다. 미국의 더블 딥(경기 반짝 상승 후 다시 침체) 우려와 유럽 재정 위기 우려가 수출 기업들로 하여금 사업보다 돈놀이에 눈을 돌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간 자본이 공공 시설 등 국유 기업 독점 업종에 진입할 수 없도록 한 것도 민간 고리대금업이 성행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가난한 시골’의 ‘BMW 마을’이라는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보여준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825호 제공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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