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폭풍에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코스피지수는 2% 이상 급락하며 1800선을 가까스로 지켜냈고 환율은 또 다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53.73포인트(2.90%) 떨어진 1800.55로 거래를 마쳤다.

21일(현지시간) FOMC는 경기부양책으로 시장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를 내놓았다. FOMC는 또 경기에 대한 판단은 상당한 수준의 하방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3대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가 급락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2% 이상 밀린 채 출발했다.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실망 매물이 나오자 지수는 1800선 지지력을 여러번 시험한 끝에 그 이하로 낙폭을 늘리기 시작했다.

장중 3% 이상 급락해 1785.69포인트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다만 장 후반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떠오른 덕분에 지수도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마감했다.

연기금은 이날 1989억원을 사들였다. 이로 인해 기관도 47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은 7578억원 매수 우위였다.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팔자'를 외쳐 3059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차익 거래는 4319억원, 비차익 거래는 244억원 매도 우위로 전체 프로그램은 4564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대부분 업종이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물을 내놓은 화학을 비롯 철강금속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의료정밀 건설 운수창고 금융 업종 등이 3~4% 이상씩 급락했다.

미국과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 소식에 은행 업종도 4.08% 떨어졌다. 이 외 업종도 1~2% 이상씩 뒤로 밀렸다.

다만 일부 내수 업종은 급락장에서 선방했다. 의약품 업종은 장중 반등해 1.02% 상승세로 마감했고, 통신 업종도 0.84% 하락에 그쳤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460선까지 떨어지며 출렁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10포인트(1.28%) 떨어진 471.4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장중 '팔자'로 돌아서 32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개인도 153억원어치 매물을 내놨다. 기관만이 48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환율은 30원 가까이 폭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9.90원 뛴 1179.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2일(1180.5원)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반응은 연준이 지적한 글로벌 경기 하강위험에 대해 더 민감히 반응했다"며 "미국 주요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소식으로 투자심리 마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일일 재료에 시장흐름이 급변하는 기간에는 가급적 시장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트렌드를 사고 싶은 투자자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을 확인하기 전까지 관망하는 자세를, 시장을 이기고 싶은 투자자는 변동성을 역이용하는 전략이 유효한 국면"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