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분양 홍보물 한아름 "세종시行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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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과천청사 달구는 세종시 분양대전
분양가 3.3㎡당 750만원…저가에 프리미엄까지
공무원 대상 분양설명회…1400여명 몰려 '북적'
분양가 3.3㎡당 750만원…저가에 프리미엄까지
공무원 대상 분양설명회…1400여명 몰려 '북적'
"이제 세종시로 가야한다는 게 정말 실감이 나네요. 아이들 때문에 기러기를 해야할지 아직은 고민 중입니다. "(기획재정부 모 과장)
요즘 정부 과천청사에서는 점심 시간이 끝나면 손에 휴지 등 사은품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오는 공무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세종시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건설사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제공한 것들이다.
과천청사 주변에서 분양 마케팅을 처음 시작한 업체는 '세종시 푸르지오'(2591가구)를 선보이는 대우건설이었다. 출근 시간 지하철역 출구와 점심 시간 청사 정 · 후문 쪽에서 설문지를 작성하는 사람들에게 푸짐한 사은품을 나눠줬다. 퇴근길에도 설문 행사는 계속됐다.
대우건설에 이어 '세종 더샵 센트럴시티'(1137가구)를 분양하는 포스코건설도 분양대전에 뛰어들었다. 미모의 마케팅 여직원들을 동원,며칠 동안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금성백조 등 일부 중견 건설사들은 세종시 인근 대전의 분양 물량까지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이삭줍기'에 나선 것이다.
민간 건설사들이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세종시에서 분양할 아파트 물량은 총 6726가구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종시 특별공급 합동 분양설명회는 성황이었다. 지난 7일 오후 2시 과천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1400여명이 몰렸다. 일부는 복도에 서서 설명을 듣기도 했다. 1시간30분 설명회 동안 거의 자리를 뜨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이날 행사에는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극동건설 중흥건설 등 4개 사가 참여, 인터넷 청약시스템을 시연하기도 했다. 공무원 특별공급 청약은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천청사 공무원들은 이들의 마케팅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녀가 없어 기러기 생활을 할 이유가 없는 젊은 사무관급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분양에 참여하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지식경제부 한 직원은 "처음에는 분양받는 것을 망설였지만 요즘은 분양가가 3.3㎡당 750만원대로 낮아 프리미엄까지 붙고 있어 청약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6~7일 이틀 동안 세종시 첫마을 2단계 아파트 잔여 가구에 대한 인터넷 청약신청을 받은 결과 271가구 모집에 8220명이 몰려 평균 3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4㎡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15가구 공급에 5210명이 신청, 34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과천을 떠나는 것이 씁쓸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세종시 이전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부모 봉양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세종시에 도저히 갈 수 없는 공무원들은 헌법재판소 등 서울에 있는 다른 부처로 옮겨가기도 했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지금도 국회가 열리면 많은 부처 공무원들은 물론 산하기관 직원들이 여의도에서 살다시피 한다"며 "세종시로 가면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일하는 시간보다 많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욱진/강황식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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