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4세 경주마 '미스터파크'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2일 치러진 제10경주(2000m)에서 16연승을 달성했다. 16연승은 89년 한국경마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지금까지 최다 기록은 1980년대 '포경선'과 1990년대 '새강자'가 세운 15연승이다.
미스터파크는 이날 경주로에서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1위로 치고 나가 결승선까지 단 한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중간에 위기도 잠시 있었다. 초반부터 미스터파크의 뒤를 바짝 쫓던 '달덩이'가 세 번째 코너를 돌면서 턱밑까지 추격했다. 경주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마치 역전이라도 허용한 듯 탄성을 질러댔지만 달덩이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미스터파크는 마지막 네 번째 코너에 접어들면서 막판 스퍼트에 힘을 뿜어냈고 달덩이의 추격을 뿌리쳤다. 1위로 들어온 미스터파크는 2위 '미스터리보이'와 거리를 12m가량 벌리는 대승을 거두며 신기록을 세웠다.
미스터파크에 올라타고 대기록을 일궈낸 조성곤 기수는 "기록을 의식하진 않았지만 막상 말에 타니 긴장됐다"며 "4코너 이후 말이 승부근성을 보이면서 앞으로 나가기에 우승을 직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 이름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기쁘고 말 관리를 잘해준 조교사와 마방 식구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미스터파크를 관리해온 김영관 조교사는 "경주 중반에 잠시 손에 땀을 쥘 만큼 긴장됐지만 결국 16연승 달성에 성공해 이제 두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뻐했다. 조교사는 마주로부터 위탁받은 경주마를 훈련시키고,경주 상대말을 분석해 레이스 작전을 짜는 경마의 총감독이다. 기수 선정도 조교사가 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