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어느 날 당시 미국 대통령 케네디가 참모들에게 "소련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능가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없느냐"고 다그쳤다. 당황한 참모 중 한 사람이 즉흥적으로 "우리가 달나라에 먼저 가면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대답한 지 얼마 안 돼 케네디 대통령은 앞으로 10년 내에 미국은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낸다고 언론에 공표했다. 그 후 수많은 희생과 엄청난 예산을 소모해 1969년 7월18일 아폴로 11호를 타고간 닐 암스트롱이 달나라에 인류 최초로 발자국을 남길 수 있었다.

달이나 화성 등 외계탐험에 가장 중요한 단계가 지구 주위를 회전하는 인공위성이고 가장 큰 인공위성이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관리하는 ISS선이다. 이 ISS선을 왕복하는 셔틀을 설계해 마치 인천과 LA를 왕복하는 B777 여객기처럼 계속 사용하는 비행선을 지난 30년간 운영해 왔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조치로 그 셔틀 운행을 7월22일로 끝내기로 결정했다. 마침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는 부채 상한 문제로 격심한 언쟁이 붙어 미국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전 세계가 미국의 경제력을 의심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그 셔틀 운행을 중단한 이유는 정작 다른 데 있었다. 미국 정부의 전문가들과 미국항공우주국(NASA) 기술자들은 이제 더 이상 정부가 관여할 업종이 아니고 민간기업이 담당할 시대가 왔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즉,달나라 여행을 민간 여행사와 민간 우주왕복선으로 교체해 상업화할 시대가 됐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그리 되면 앞으로 달나라 여행에 필요한 셔틀을 민간 기업이 제작 · 운영하게 될 것이다. 또 여행객과 조종사 및 승무원이 탑승하는 우주항공사가 설립될 것이며 셔틀을 쏘아 올려주는 초대형 로켓 발사 시설도 민간 기업으로 전환돼 로켓 발사만 전문으로 해주는 기업도 생길 것이다.

달나라는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 있다. 지구와 같은 공기와 압력을 유지하는 거대한 돔 구조물을 건축해야 하고 그 구조물 부품을 하나씩 수송해 달에서 우주인이 조립해야 한다. 돔 구조물을 건설하기 전에도 등산용 텐트와 같은 개인용 장비가 필요하다. 이 텐트는 지구상의 대기압과 같은 내부 압력을 유지해야 하고 공기도 지구에서 압력용기로 가져온 것을 쓸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중소기업이 파고들 수 있는 부품업종이 1000개도 넘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닐 암스트롱과 버즈 콜린스가 입었던 우주복은 7~8겹의 여러 가지 천으로 만들어져 각종 우주방사능과 압력 및 열 등에 견디도록 설계 · 제작됐다. 이 복합천을 잘라서 봉제하는 특허를 내 판매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한국 중소기업이 봉제에는 탁월한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중소기업 관련 기관은 앞으로 이런 업종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정석화 < 美 유타대 구조역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