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만 380t…총리실, 세종시 이사 골머리 "매일 10t씩 옮겨도 두 달 넘어"
'380t.' 국무총리실이 세종시로 이사하기 위해 옮겨야 하는 짐의 무게를 추산한 결과다. 총리실은 중앙정부 부처 중 가장 이른 내년 4월부터 세종시로 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사를 하는 데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린다는 점이다. 현재 총리실이 자리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는 창문을 활짝 열 수 없는 구조다. 사다리차를 이용해 짐을 내릴 수가 없다. 결국 손으로 하나하나 옮겨야 하는데,중앙청사에는 화물엘리베이터가 두 개밖에 없다.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에 최대 5t트럭 2대 분량 정도밖에 내리지 못한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10t씩 이삿짐을 세종시로 옮긴다고 해도 거의 두 달이 걸린다. 더군다나 일상적인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이삿짐을 싸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내년 4월부터 이전을 시작해도 당초 계획하고 있는 상반기 중 이사 완료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말에 청사가 완공되는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환경부 등은 2013년이 돼야 세종시로 이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황식 총리가 언제 세종시로 자리를 옮길지도 고심거리다. 세종시 총리 공관은 내년 11월께 완공 예정인데,다른 부처들이 대부분 서울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총리만 내려가봐야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각을 상징하는 총리가 이사를 늦추다간 '이전 의지가 없다'는 비난을 살 수도 있다. 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어디서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대다수 장관들이 오전 8시까지 세종시로 가기도 쉽지 않고,그렇다고 총리가 장관을 만나러 서울에 올라오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총리실 관계자는 "당분간 업무상 상당한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