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동 '잠실리센츠' 전용 60㎡에 살고 있는 직장인 문모씨(39)는 다음달 전세 만기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집주인이 재계약 전셋값으로 지금보다 1억4000만원 많은 4억3000만원을 요구해서다. 전세금을 올려줄 만한 여력도 없지만 그렇다고 강남 직장 출퇴근이 어려운 곳으로는 이사를 가기 싫다. 문씨는 "강변역 등 지하철 2호선 인근 대단지에 조건이 맞는 매물이 나와 있어 계약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출퇴근 쉬운 1억~2억원대 전셋집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포기하고 이삿짐을 싸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심 · 여의도 · 강남으로 출퇴근하기 쉬운 교통여건을 갖고 있으면서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싼 단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주요 업무지역과의 접근성이 좋으면서 3~4인 가구가 거주 가능한 1억~2억원대(전용면적 50~85㎡) 아파트 단지는 10여곳으로 나타났다.

'돈암동 현대'는 도심 접근성이 좋다. 서울지하철 4호선 길음역이 걸어서 5분 거리고 길음램프,동소문로를 통해 내부순환도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전용 69㎡의 전셋값은 1억6500만원 선이다.

2008년 입주한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1차'도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이 가까워 직장인 전세 수요가 많다. 방 3개 전용 60㎡ 전셋값은 2억500만원 안팎이다. 지하철 1,4호선 창동역을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삼성래미안과 주공3단지도 도심권 교통이 편리하다. 전세 시세는 래미안 67㎡가 1억6500만원,주공3단지가1억8000만원 선이다. 창동 동진공인 김지은 대표는 "종로 을지로 쪽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며 "소형은 물건이 귀하다"고 전했다.

◆9호선 · 2호선라인 역세권 '눈길'

금융회사들이 모여 있는 여의도에선 신길 · 흑석동 등과 9호선 가양동 지역으로의 출퇴근이 상대적으로 편하다. 신길동 '삼성래미안'과 대림동 '현대3차'는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성이 좋다.

삼성래미안 전용 60㎡는 1억8500만원,현대3차 60㎡는 2억1000만원 선이다. 가양동 '가양6단지'와 '가양우성'은 9호선을 타면 20여분 만에 여의도에 도착할 수 있다. 가양6단지는 가양역까지 걸어서 5분,가양우성은 1분 거리다. 전셋값은 가양6단지 전용 50㎡가 1억5000만원,가양우성 76㎡가 1억8500만원 안팎이다.

전문가들은 강남지역에 직장을 둔 세입자들에게 지하철 2호선 역세권을 추천했다. '브라운스톤봉천'은 서울대입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단지 앞에 관악로가 있다. 전용 60㎡가 2억1000만원 선이다.

강변역 바로 옆에 있는 구의동 '현대프라임'은 1592가구 대단지에 지하철은 물론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자가용 출퇴근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전용 60㎡가 2억4000만원에서 계약되고 있다.

박미진 닥터아파트 연구원은 "전셋집을 구할 때 실제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을 꼼꼼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