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싼 주유소 찾는데 기름 더 쓰라는 정부
그나마 매일 가격이 바뀌어 어제의 싼 주유소가 오늘은 비싼 주유소가 될 수도 있다. 설사 싼 주유소를 찾았다고 해도 너무 멀면 거기까지 오가느라 더 많은 기름을 낭비할 가능성도 크다. 소위 '구두창 비용'이 더 든다. 심지어 싼 주유소라고 기름을 가득 채울 경우 차량 중량이 늘면서 연료를 더 쓸 수도 있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공산주의가 이렇게 계산만 하다가 망한 줄 모르는 모양이다.
정부부처가 운영중인 관용 차량만 2만3000여대다. 이 많은 차의 주유 실태를 파악하려면 전담 관리 인력을 새로 채용해야 할 것 같다. 그럼 여기에도 돈이 든다. '싼 주유소에서 기름 넣기'는 그래서 오히려 관련 예산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정말 예산을 줄이고 싶다면 관용차를 모두 연비가 제일 좋은 경차로 바꾸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다. 최근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라는 게 대부분 이렇다. 초과이익공유제나 중기적합업종도 내용도 모른 채 그저 책상물림들이 듣기 좋은 얘기만 툭툭 던지는 식이다. 그야말로 국정을 갖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하는 것 같다. 왜들 이러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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