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김석동 금융위원장이 KB 우리 신한 하나 산은 등 5대 금융지주의 회장에게 실물경제에 자금을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우리 금융산업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금융지주회사는 어려운 시기인 만큼 책임감 있게 적극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고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어윤대 KB금융 회장,이팔성 우리금융 회장,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세계경제 불안으로 실물경제가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시일이 소요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사국들의 상황 전개에 따라 우리 경제에 예기치 못한 파급영향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그는 또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해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시장과 산업의 건전성과 동력을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위기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위기가 심화되면서 국내 은행들이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결국 정부와 한국은행에 의지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며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외화 차입선을 다변화해 특정 지역이 어려움에 빠지더라도 국내 은행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사전에 안전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금융회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상당한 수준의 이익을 시현하고 있다”며 “그런 만큼 부실 발생이나 위험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완충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와 함께 “시장이 불안하다고 해서 금융회사가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시장이 불안한 때일수록 실물경제의 버팀목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기업자금 공급 등 기업 활동 지원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증시 안정과 관련해 “기관투자자 비중을 확대하고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회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 자금조달과 가계 재산 운용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제고하기 위한 자본시장 육성을 추진하는 등 시장 안전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밖에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대외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금융회사와 정부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시장을 확고히 안정시키고 실물경제 지원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간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