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세로 들어서는 것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주가 하락이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김학주 우리자산운용 알파운용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주가가 일시 하락했다가 곧 반등하는 일이 반복됐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변동성이 심한 현 장세에서 바닥(지지선)은 의미가 없고,추정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적정 코스피지수는 1970선이지만 이 같은 추정은 의미가 없다"며 "주가 추정의 근거가 되는 기업 실적에 거품이 끼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증시의 폭락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정부가 더 이상 경제를 뒷받침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매물을 던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수출 의존도가 높고 자본시장이 개방돼 있는 한국의 특성상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최근 주가 하락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연장선에서 파악해야 한다"며 "위기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계속 미뤄온 것이 한계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중산층의 소비 여력이 살아나면서 민간 자생력에 의한 성장세가 확고해져야 비로소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국가 간 공조 노력 및 효과에는 회의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중국도 그간 펼쳐온 재정 확대 정책의 부작용으로 긴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QE) 정책을 펼치더라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현재는 금융 시스템이 망가진 금융위기 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신용위기로 인한 증시 혼란은 단기화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