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뿌리째 뽑힐 초강풍.. 차로 151㎞ 달리는 기분


전남 신안군 가거도 방파제 200m를 부수고 무너뜨릴 정도의 제9호 태풍 `무이파'의 가공할 만한 바람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무이파가 7-8일 한때 기록한 최대 풍속은 초속 42m(시속 151km).

초속 42m라면 공기가 초당 42m를 움직이는 것으로 100m를 2.3초에 돌파하는 물체가 느끼는 속도와 같다.

창문을 열어 놓고 시속 151km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느끼는 바람의 세기를 상상하면 된다.

초속 4m(시속 14.4km)면 약간 빠른 속도로 걸어갈 때 느낄 수 있는 약한 바람의 세기로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정도인데 초속 42m는 이것의 10배에 해당, 나무가 뿌리째 뽑힐 수 있는 풍력이다.

바람의 세기를 비교할 때 사용하는 '보퍼트 풍력계급'에 대비하면 무풍상태(0.0∼0.3 m/s)가 풍력계급 0(제로)이라면 태풍(32.6 m/s 이상)의 경우에는 풍력계급 12로 가장 높게 규정돼 있다.

보퍼트 풍력계급은 1805년 당시 영국 해군 제독 겸 수로학자였던 프랜시스 보퍼트가 고안한 것으로 바람세기를 표현할 때 흔히 쓴다.

따라서 광주ㆍ전남을 강타한 이번 `무이파'의 위력은 보퍼트 풍력계급 기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보퍼트 풍력계급은 고요(0), 실바람(1), 남실바람(2), 산들바람(3), 건들바람(4), 흔들바람(5), 된바람(6), 센바람(7), 큰 바람(8), 큰 센바람(9), 노대바람(10), 왕바람(11), 싹쓸바람(12) 등이다.

초속 17.2-20.7m에 해당하는 큰 바람은 작은 나뭇가지가 꺾이며 바람을 안고서 걸을 수 없을 정도의 세기고, 초속 20.7-24.5m의 큰 센바람은 큰 나뭇가지가 꺽이고, 굴뚝이 넘어지고 기와가 벗겨진다.

또한 초속 24.5-28.4m의 노대바람은 나무가 뿌리째 뽑힐 정도의 바람의 세기로, 무이파의 광주ㆍ전남 평균 초속이 29m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농작물 등의 피해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