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무디스,피치와 함께 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3대 신용평가사다. 1860년 헨리 바넘 푸어가 미국 철도회사들의 재정 및 운영 상태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을 출판한 것이 S&P의 시초가 됐다. 이후 푸어는 아들과 함께 푸어사를 설립해 매년 이 책을 업데이트해 출판했다.

1906년에는 루터 리 블레이크가 철도회사 외의 다른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탠더드 스태티스틱스사를 설립한다. 두 회사가 1941년 합병해 S&P가 됐다. S&P는 합병회사로 출범한 1941년부터 70년간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해왔다. 1966년 맥그로-힐사(社)에 인수됐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S&P는 세계 60여개국을 대상으로 신용등급을 조사해 발표한다. 정치상황,경제구조,경제성장 전망,재정 운용,공공부채,대외부채,물가,부채상환 능력 등 8개 부문에 걸쳐 31개 항목을 따져 신용등급을 결정한다. S&P500 등 주가지수 서비스도 제공한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S&P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S&P는 다른 신용평가회사들과 함께 금융위기 당시 위험 자산으로 드러난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구조화 상품에 최고 등급(AAA)을 유지했고 이게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는 계기가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채권 발행 회사들이 S&P에 돈을 지불하는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신용평가가 이뤄지겠느냐는 의심마저 받았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누가 S&P에 신용등급을 매길 권력을 주었느냐"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S&P가 최근 들어 너무 공격적으로 신용등급을 강등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P는 지난달 그리스 의회가 긴축재정안을 통과시키고 민간은행들이 그리스 채권을 만기 연장해주기로 하자 "자발적 만기 연장도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해 안정을 되찾던 시장을 다시 혼란에 빠뜨린 바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