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방 및 시정부에 직접 채권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방정부의 부채 상환 능력을 높이고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중국 정부가 지방 및 시정부에 시험적으로 채권 발행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방정부와 시정부는 독자적으로 채권을 발행하지 못해 그동안 주로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방정부들이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현재 지방정부의 부채는 10조7000억위안(1800조원)이나 되고 그 중 8조5000억위안이 은행 대출금으로 집계됐다.

지방정부의 디폴트가 은행권의 구제금융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방정부의 부채 중 약 30%를 부실채권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 재정부는 최근 지방정부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발표했다.

지방정부에 대한 지방채 발행 허용을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훙빈 HSBC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구제금융 등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채무재조정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채권 발행 허용은 최고의 선택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높은 저축률 등을 감안하면 지방정부의 부채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방채 매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방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들어가는 자금을 보다 투명하게 조달함으로써 오히려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경제관찰보는 최근 저장성과 광둥성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방채를 발행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 두 지방정부가 올해 중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