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서울 중구 을지로 백병원 인근 삼일로변의 오피스빌딩 공사 현장(저동구역).현재 골조공사가 마무리된 이곳은 건물을 짓기 전에 차로와 보도를 먼저 설치했다.상습 정체구간인 삼일로 중앙극장 사거리 교체로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시는 시공사인 두산중공업 등과 협의해 5개 차로를 7개 차로로 확장한 뒤 지상 부분의 건축공사를 진행했다.서울시는 이를 통해 시민과 차량 운행자의 불편이 크게 해소돼 약 208억원의 교통혼잡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했다.

앞으로 서울 도심의 주요 도로변과 가까운 곳에서 대형 빌딩을 짓는 사업장은 이처럼 건물을 짓기 전에 예정돼 있던 주변 차로·보도 공사를 먼저 실시해야 한다.서울시는 도심에서 업무·판매용 건물을 짓는 197개 도시환경정비사업장을 대상으로 차로와 보도를 건물보다 우선 설치하는 방안을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3일 발표했다.

이는 대부분의 도심 공사 현장에서 건물을 다 짓고 차로를 확장하는 관행 탓에,공사 기간 교통체증과 보행자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서울시는 차로 우선 확보 방안을 통해 도심의 상습 정체구간인 서소문로,삼일로,한강로 등의 교통 불편 기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 197개의 도시환경정비사업장은 사업시행인가 후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24개 구역과 착공 예정인 11개 구역,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업이 추진되지 않은 162개 구역 등이다.

서울시는 현재 계획수립 단계에 있는 사업장은 도시·건축계획 심의시 다른 공사에 우선해 차로 공사를 진행하도록 시행 조건을 부여할 방침이다.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은 공사 진행 여건 등에 따라 해당 관계자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차로 공사를 우선 시행토록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저동구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서울시는 이번 조치의 성과를 반영해 향후 재개발,재건축 등 대형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서울시 관계자는 “대기시간에 따른 연료 낭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등을 줄여 쾌적한 도심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공사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경우 해당 자치구와 협의해 차로를 일부분만 확보하는 식의 절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